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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사살 작전중 빈라덴쪽 격렬 저항 없었다”

등록 2011-05-05 20:15수정 2011-05-05 21:34

“안가 내 무기 보이지않아”
외신 반박보도 잇따르자
백악관 ‘침묵전략’ 돌아서
유엔 “정보 완전 공개” 요구
속속 뒤집히는 미 정부 발표

오사마 빈라덴 사살 작전에 대한 미국 정부의 초기 발표가 상당 부분 사실과 다르다는 점이 하루가 멀다 하고 속속 드러나면서 혼란과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공개 브리핑의 내용을 잇따라 정정해온 미국 정부는 급기야 ‘이번 작전에 대해 더이상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겠다’며 ‘침묵 전략’으로 돌아섰다.

미군 특수부대가 격렬한 교전 끝에 빈라덴 및 관련자들을 사살했다는 애초 주장과 달리, 사실상 전혀 저항을 받지 않은 채 일방적인 작전을 펼친 것 아니냐는 보도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빈라덴이 무장했으며, 부인을 인간방패로 삼았다는 설명을 하루 만에 뒤집은 미국 정부 입장에선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로이터> 통신은 5일(현지시각) 미국 특수부대가 빈라덴 은신처를 급습한 뒤 촬영한 현장 사진을 파키스탄 보안관리들로부터 확보했는데, 사진에는 숨진 사람들의 모습만 있을 뿐 주변에 어떤 무기도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사진 속 남자 중 어떤 이도 빈라덴처럼 보이지는 않았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뉴욕 타임스>도 4일 온라인 판에 “빈라덴 쪽의 대응사격은 작전 초반에 단 한차례뿐이었다”는 백악관 관리들의 말을 전하면서, 20여명의 네이비실 대원들이 펼친 작전 과정은 완전히 일방적이었다고 보도했다. 미군이 들이닥치자, 빈라덴이 숨어 있던 3층 건물 옆의 게스트하우스 출입문 뒤에서 빈라덴의 심복 아부 아흐메드 쿠와이티가 총격을 했으며, 미군이 그와 여성 1명을 사살한 뒤로는 전혀 총격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빈라덴이 머물던 은신처가 100만달러짜리 호화주택이라는 미 당국의 발표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워싱턴 포스트>는 “백악관의 (100만달러 주택) 발표는 그 집이 지어진 땅이 2004~2005년 사이 4만8000달러에 매입됐다는 부동산 거래 기록과 상충되는 것 같다”며 미 당국의 발표가 과장됐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미 정보당국의 한 관리는 “집값은 현지 부동산 가격에 대한 엄정한 평가에 근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백악관은 초기 발표의 실수들이 수천마일이나 떨어진 네이비실 특공대의 보고를 (정확한 검증 없이) 실시간으로 언론에 제공하려다 빚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4일 “우리는 많은 정보를 공개했다”며 “더이상의 정보 공개는 향후 군의 비밀작전 수행에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비 필라이 유엔인권기구 대표가 5일 빈라덴의 사살에 대한 적법성 여부를 따지기 위해 미국에 “정확한 사실을 완전 공개하라”고 촉구하는 등 논란은 향후 더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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