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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빈라덴 잡은 오바마 재선 희망 발판으로

등록 2011-05-03 21:03수정 2011-05-03 22:03

미국 국방부가 2일(현지시각) 오사마 빈라덴이 은거했던 가옥의 건축 전과 후를 비교한 항공사진을 공개했다. 왼쪽이 가옥 건축 전인 2004년 모습이고, 오른쪽이 건축 후인 2011년 모습이다. 가운데 마름모꼴 안의 가옥이 빈라덴이 은거했던 곳이다.  미 국방부 제공
미국 국방부가 2일(현지시각) 오사마 빈라덴이 은거했던 가옥의 건축 전과 후를 비교한 항공사진을 공개했다. 왼쪽이 가옥 건축 전인 2004년 모습이고, 오른쪽이 건축 후인 2011년 모습이다. 가운데 마름모꼴 안의 가옥이 빈라덴이 은거했던 곳이다. 미 국방부 제공
공화당도 칭찬 “평가받을만”
유약한 이미지 한번에 극복
지지율 상승, 9·11때와 비슷
빈라덴 사살 작전을 성공시킨 오바마의 지도력 칭찬은 공화당 쪽에서도 나오고 있다. 이라크전 기획자인 딕 체니 전 부통령은 “오바마 행정부는 작전 성공에 평가받을만 하다”고 칭찬했다. 최근 오바마의 출생 의혹을 물고 늘어진 도널드 트럼프도 “개인적으로 오바마 대통령을 축하해주고 싶다”고 꼬리를 내렸다.

오바마는 선거 때부터 따라다니던 유약한 지도자라는 평가를 일거에 날려버렸다. 해군 정보장교 출신으로 상원 군사위 대변인을 지낸 존 율로트는 “이번 작전은 수많은 것이 엉망진창이 될 수도 있던 대담한 것이었다”며 “오바마가 가옥을 폭격하는 대신에 그 작전을 승인한 것은 군사적으로 올바른 것이었다”고 칭찬했다.

시기도 절묘했다. 최근 공화당에서 대통령 후보들이 출사표를 던지며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 후보로 나서려고 최근 중국대사직을 그만둔 존 허츠먼 전 유타 주지사는 자신의 외교경험을 내세우려던 전략에 빛이 바랬다. 오바마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쏠리면서 공화당 주자들이 그늘에 묻히는 것이다.

<뉴욕타임스>와 <시비에스>(CBS)의 여론조사에서 외교정책에 대해 46%의 저조한 지지를 받은 오바마는 단번에 이를 극복하게 됐다. 높은 실업률과 비싼 기름값, 공화당과 이전투구를 벌이는 재정적자 감축문제 등 안팎의 난제에 쌓인 오바마로서는 궁지에서 벗어나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70%는 미국이 현재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고 응답했다. <뉴욕타임스>는 “적어도 오바마가 당파적 이전투구에서 벗어나는 위치에 자리잡고, 이성적인 타협의 목소리를 낼 좋은 기회를 잡았다”고 평가했다.

마치 1992년 걸프전 개시 때 90% 이상의 지지율을 보인 아버지 부시, 그리고 9·11테러 때 90%, 이라크전 개전 때 75%, 사담 후세인 체포 때 60% 등 지지율이 높아졌던 부시와 비슷한 상황이다. 2008년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때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의 선거전략가였던 마이크 듀헤임은 “9·11과 그 이후처럼, 이는 정치를 초월하는 때”라며 빈라덴 사살이 오바마에게 주는 효과를 분석했다.

그러나 높은 지지율이 한순간에 꺼진 부시 부자에서 보듯 오바마에게도 한순간의 거품이 될 수도 있다. 부시의 전설적 정치참모 칼 로브는 빈라덴의 죽음이 2012년 대선에서 결정적 이슈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의 백악관 비서실장이던 사무엘 스키너는 걸프전 개전으로 90%까지 치솟던 부시의 인기가 한순간 꺼진 것에 대해 “경제 문제 때문에 우리는 몇 달 되지 않아 50% 아래로 떨어졌고 그 뒤 결코 회복하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오바마는 오는 5일 뉴욕무역센터가 무너진 그라운드 제로를 방문해, 이번 사건의 정치적 효과를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제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미국 국민들은 빈라덴의 사살을 곧 잊을 것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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