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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제로니모’ 잡기까지 “1분이 하루 같았다”

등록 2011-05-03 20:59수정 2011-05-04 08:17

빈라덴 사살 긴박했던 순간
백악관 상황실서 현장 중계
민간피해 우려해 폭격 불허
*제로니모: 빈라덴을 뜻한 작전암호
빈라덴 사살작전 지켜보는 오바마
빈라덴 사살작전 지켜보는 오바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오사마 빈라덴 사살작전인 ‘제로니모’가 실행되기 직전인 1일 오전(현지시각), 여느 주말과 같이 워싱턴 인근의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골프를 즐겼다. 겉으로 보기에는 전날 저녁 있었던 연례 만찬에서 자신의 출생의혹을 제기하던 도널드 트럼프에게 ‘한방’을 먹인 여운을 즐기는 모습처럼 보였을 터이다. 하지만 그의 온 신경은 파키스탄에 쏠려 있었다. 9홀 3시간에 그친 골프 라운딩이 끝난 뒤 그는 굳은 얼굴로 백악관으로 서둘러 돌아왔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했다.

그날 백악관은 예정된 관광객들의 웨스트윙(백악관 서쪽 사무건물) 투어를 취소했다. 주말에 조 바이든 부통령이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등 수뇌부가 백악관에 있는 사실을 관광객들이 수상히 여길까 두려워한 것이다. 국가안보팀 멤버들은 중앙정보국(CIA) 본부에서 보내오는 리언 파네타 국장의 보고를 들어가며 오후 내내 백악관 내 상황실에 모여 작전현장의 실황장면을 지켜봤다. 존 브레넌 테러대응 보좌관은 “1분이 하루 같았다”고 당시의 긴장감을 토로했다.

신출귀몰하게 미군을 괴롭혔던 전설적인 인디언 아파치족 추장의 이름인 ‘제로니모’는 빈라덴을 일컫는 암호였다. 오바마는 이날 오후 5시께 파네타 국장이 ‘제로니모 EKIA’(Enemy Killed In Action·적 교전중 사망)라고 보고하자 주먹을 불끈 쥐고 “잡았다”(We got him)고 말했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미국 당국자들은 빈라덴이 체포에 저항했으나 자살 여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또다른 관계자는 “빈라덴을 죽인 것은 미군의 총알이 거의 확실하다”고 밝혔다. 빈라덴의 부인 중 한명이 인간방패 구실을 했으나 미군의 무차별 사격을 막지는 못했다고 브레넌 보좌관은 말했다.

미국이 빈라덴의 은신처를 추적하는 데 가장 큰 실마리가 됐던, 쿠웨이트 출신의 빈라덴 밀사인 ‘셰이크 아부 아메드’도 빈라덴과 함께 사살됐다. ‘알쿠웨이티’라는 별명으로 알려진 그는 빈라덴의 가장 충직한 심복이었으나 지난해 7월 빈라덴의 은신처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부주의하게 통화를 하다가 미 정보당국의 추적망에 걸리고 말았다.

미군이 한때 빈라덴 은신처를 스텔스기로 폭격하는 것도 검토했으나 오바마 대통령이 반대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뉴욕 타임스>는 중앙정보국이 스텔스(B-2)기 폭격, 헬리콥터 공격, 파키스탄 정보부(ISI)와의 공조 공격 등 세가지 선택지를 오바마에게 보고했으나 파키스탄 공조는 정보유출 우려로 애당초 제외됐다고 보도했다. 또한 폭격은 주변 지역 민간인 피해도 우려되는데다, 사체를 확보할 수도 없다는 점에서 결국 헬기 공격이 선택됐다는 것이다. 이 결정은 지난 3월22일 내려졌고 그 뒤 미군의 네이비실 특수부대는 바그람 공군기지 인근에 빈라덴의 은신처와 비슷한 모의세트를 만들고 훈련을 시작했다. 이날 공격에 투입된 부대는 미 해군의 저격전문 특수부대인 ‘실 팀 식스(6)’ 대원 20여명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보도하고 있다.

빈라덴 사살작전 전후 오바마 움직임
빈라덴 사살작전 전후 오바마 움직임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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