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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위키리크스 폭로가 빈라덴 제거 앞당겼다?

등록 2011-05-03 20:58

영 가디언 “관타나모 파일서 은신처·연락책 등 언급돼”
내부고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관타나모 파일’ 공개가 오사마 빈라덴 제거 작전의 시기를 앞당겼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이 이미 2008년께부터 빈라덴의 은신처를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나왔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3일(현지시각), 미국이 관타나모 수감자들에 대한 심문을 통해 3년 전부터 빈라덴이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서 은거하고 있다는 단서를 갖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근거는 관타나모 수감자 780명을 심문해 분석한 ‘관타나모 파일’이라는 문건이다. 문건에는 알카에다의 핵심 조직원인 아부 리비에 대한 2008년 심문 내용이 포함돼 있는데, 여기에 이미 빈라덴의 은신처의 지명인 ‘아보타바드’는 물론, 빈라덴의 연락책의 이름(마울라위 압둘 칼리끄 잔)이 나온다는 것이다.

문건을 보면 리비는 파키스탄 페샤와르에서 도피 생활을 하다가 2003년 7월 빈라덴의 연락책인 마울라위 압둘 칼리끄 잔으로부터 파키스탄에서 기금 모금과 이동 주선, 자금 분배 등의 역할을 하는 공식 메신저 역할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이를 위해 (빈라덴의 은신처인) 아보바타드와 페샤와르를 오가며 일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미 중앙정보국(CIA)이 연락책의 네트워크를 추적해 빈라덴의 은신처를 알아냈다는 말과 종합해보면, 리비가 빈라덴 제거 작전에 결정적 단서를 제공한 인물이며, 따라서 미 정부가 2008년부터 빈라덴의 은신처를 알지 않았겠냐는 얘기인 셈이다.

이런 심문 내용이 담긴 관타나모 파일은 지난주 위키리크스 폭로를 통해 <뉴욕타임스>와 <텔레그래프> 등 영·미 언론들에 집중적으로 공개됐고, 작전이 실패할 것을 우려해 미 정부가 작전 일정을 앞당겼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가디언>의 분석이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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