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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국 “주요 진전은 없어” 비교적 냉정

등록 2011-01-20 20:32수정 2011-01-21 08:31

“우방도 적도 아닌 새로운 균형”
“무역전쟁 가열될것” 전망도
[미-중 정상회담] 미국·서구 언론 반응

미국 언론들은 19일(현지시각)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후진타오 중국 주석을 국빈방문으로 환대한 것은 미국과 같은 급으로 올라선 중국의 달라진 위상을 반영한 것이라는 점에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 이번 회담이 두 강대국 사이의 새로운 시작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점도 일치했다. 그러나 최근 불편했던 미-중 관계에 새로운 돌파구나 진전을 마련하지는 못했다는 냉정한 평가가 적잖아, 중국과 확연히 다른 기류를 드러냈다.

미국의 <뉴욕 타임스>는 두 정상이 공동성명에서 북핵 문제에 우려를 표시한 점과 후 주석이 기자회견에서 인권의 보편성을 인정한 점 등은 두 지도자가 최소한의 의견 일치를 본 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2009년 11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중국 방문 이래 양국관계를 악화시켜온 더 큰 문제들에 대해선 중요한 전진이나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고 신문은 평가했다. 신문은 미국진보센터의 미-중 관계 전문가인 니나 해치기언 선임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점진적인 진전이라도 진전이 전혀 없는 것보다는 낫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자주 충돌을 빚었던 양국 정상이 더 안정적인 양국관계의 기반을 모색하기 위해 이번 회담에서 “양국의 공통이익들을 강조하며 양국을 갈라놓았던 오랜 현안들을 두드러지지 않게 하거나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환율이나 인권, 북핵 문제 등 양국관계에 긴장을 가져오는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하고도 양국이 서로 공존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런 ‘불편한 새로운 균형’이 양국관계의 작동원리라는 것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의 인권 문제를 강하게 압박한 것과 관련해 “일당지배 국가인 중국이 민주개혁으로 나가는 국가들보다 불안정하고 예측불가능하다는 미 행정부의 인식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반면, 보수적인 <폭스뉴스>는 양국 정상이 환율이나 영토주권, 인권 등과 같은 현안들로 대표되는 양국간 갈등관계보다는 좀더 성숙하고 상호 존중하는 양국관계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평가했다. 방송은 또 “후 주석은 오바마 대통령과 좀더 친밀한 관계를 희망했고,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의 부상을 인정했다”며 “두 정상은 기대치 않았던 웃음을 공유했다”고 드물게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에이피>(AP) 통신은 “양국 협력에 대한 화려한 수사에도 불구하고 미-중 긴장은 줄어들기보다는 오히려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신은 중국이 10~20년 안에 미국을 따라잡을 정도로 계속 성장하면서 무역과 환율을 둘러싼 양국간의 분쟁은 오히려 증대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시엔엔>(CNN)도 “후 주석이 미국으로부터 450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수입을 확약했지만 위안화 절상 문제에 두 정상이 제대로 합의하지 못하면서 앞으로 양국간 무역전쟁이 더욱 가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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