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서 부진한 재건 불만
31만6000명의 희생자를 기록했던 지진 참사 1주년을 맞은 12일 아이티의 분위기는 침울했다. 국제적인 연대와 지원약속이 쏟아졌지만, 지지부진한 재건 과정과 두 달 전 대선 결과를 확정짓지 못한 정치적 불확실성 탓이다.
국가적 추모를 위한 공휴일로 지정된 이날 관공서와 상점, 은행들은 모두 문을 닫았다. 많은 아이티인들은 추모미사를 올리고 희생자들이 묻힌 공동묘지를 찾아 혼령들을 위로했다.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중심가에 있는 국립성당의 잔해 위에서 아이티 주재 교황사절인 로버트 세라 추기경이 집전한 추모미사에서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아이티 국민들에게 “희망의 끈을 놓지말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대부분 흰옷을 입은 아이티인 수천명이 미사 중간 두손을 높이 들고 지진으로 목숨을 잃은 사랑하는 이들의 이름을 부르며 신의 도움을 간청하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였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이날 유엔본부에서 거행된 추모행사에서 가수 스팅, 배우 미아 패로와 마리아 벨로, 영화감독 스파이크 리 등도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아이티 지원 배가운동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집단텐트촌에서 1년째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재난민들에게 이런 행사와 약속은 다른 세상의 일처럼 느껴지고 있다. 지진 발생 1년이 지났지만 거의 착수조차 되지 않은 복구작업에 불만을 품은 아이티인들은 유엔평화유지군이 아이티를 “점령”하고 있고 엔지오 단체들이 “돈을 낭비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플래카드들을 포르토프랭스 곳곳에 내걸었다.
아이티 행사에 참석한 유엔 아이티특사인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도 이런 비판을 의식한 듯 “이들이 낙담하는 것을 탓하지 않는다”며 추가 지원을 다짐했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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