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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유럽 지방정부 줄도산 경보 세계경제위기 ‘제2 뇌관’ 되나

등록 2010-12-21 20:42수정 2010-12-22 08:20

세수감소·방만운영 탓
재정적자로 디폴트 급증
“미, 50곳이상 파산 예상”
중앙정부 구제도 힘들어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의 베드타운 발레이오는 재정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2008년 파산보호 절차에 들어갔다. 세수 감소와 주택가격 폭락은 시 재정압박의 결정타였다. 12만명이 사는 이 도시의 신용등급은 최저인 C등급을 면치 못하고 있다. 2억달러에 달하는 연금이 밀려 있고, 다음달 18일까지 파산탈출 계획을 새크라멘토법원에 제출해야 하는 형편이다.

발레이오 시정부의 파산은 위기에 처한 미국 지방정부 재정의 상징이 되고 있다. 내년엔 100여개의 미국 지방도시들이 줄도산하게 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2008년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를 1년 전에 정확하게 예견했던 월가의 경제분석가 메러디스 휘트니는 19일 <시비에스>(CBS)의 ‘60분’ 프로그램에 출연해 “50~100여개 지방정부의 파산이 예상되며, 채무불이행(디폴트) 규모는 수천억달러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시정부와 주정부의 재정적자 문제는 미국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미국의 주정부들과 시정부들이 지고 있는 채무 규모는 2조달러로 추산된다. <시비에스>는 ‘청산의 날’이란 특집 프로그램에서 미국 주정부들이 거둬들인 세금보다 거의 5천억달러를 더 지출했고, 공공 연기금에서도 1조달러가 구멍난 상태라고 전했다. 공무원들에 대한 비현실적인 특혜, 재정적자를 은폐하기 위한 정치적 눈속임 등 무책임하고 무모한 예산 집행의 결과가 금융위기 이후 경기침체로 인한 세수 감소와 겹치면서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최대주인 캘리포니아주는 내년에도 190억달러 적자가 예상되면서 정크본드(투자 부적격 등급 채권) 수준에 접근하고 있다. 하지만 주립대학 지원보다 공무원 연금에 더 많은 돈을 쏟아부어야 하는 형편이기에 대학 등록금을 32%나 올리는 특단의 조처를 취했다. 애리조나주는 주 의사당과 대법원 건물을 팔고, 그 건물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징수한 세금보다 2배를 써버리는 바람에 6개월째 신용카드 대금 지급을 못하고 있는 일리노이주의 상황은 최악이다. 주정부가 임대료를 내주지 않는 바람에 주의원들이 사무실에서 쫓겨나고, 주유소에서 주정부 신용카드를 받지 않아 주 방위군들이 차에 기름을 넣지 못하고 쫓겨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유럽도 예외가 아니다. 유럽내 지방정부들의 올해 채무 규모는 사상 최대인 1조3천억유로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가디언>은 21일 보도했다. 지난 17일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이탈리아 피렌체와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신용등급 하향조정을 경고했고, 스페인 북부 바스크주의 신용등급을 낮췄다. 에스앤피는 올해 초 포르투갈 리스본의 신용등급을 낮췄다. 이탈리아 베네치아는 적자를 메우기 위해 시정부가 소유한 유서깊은 건물들의 매각에 나서고 있다.

각국 정부의 재정적자만큼이나 심각한 지방정부들의 재정적자는 세계를 또다시 위기로 몰아넣을 시한폭탄이다. 그러나 재정적자에 허덕이는 해당국 정부가 대규모 구제금융에 나설 수도 없다는 점에서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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