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63) 전 미국 대통령
미 전역 돌며 중간선거 지원 나서
빌 클린턴(63) 전 미국 대통령이 다시 선거판에 뛰어들었다.
2008년 대선 과정에서 부인 힐러리의 선거운동을 지원하다가 구설에 오른 이후 애써 정치판에서 거리를 두던 클린턴이 11월 중간선거를 위한 예비선거에서 민주당 쪽 최고 인기정치인으로 다시 뜨고 있다. 지지도가 50%선으로 추락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대신해 궂은일을 맡고 있는 ‘전천후 구원투수’라고 할 수 있다.
지난달 펜실베이니아주 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의 압도적 당선을 도운 데 이어, 지난 8일 아칸소주 상원의원 민주당 예비선거에선 강력한 도전에 직면했던 블랜치 링컨 상원의원의 선거광고 방송에 직접 출연하고 지원유세까지 벌이며 승리에 일조했다. 비록 성공하지 못했지만, 공화당에서 당적을 옮긴 알런 스펙터 상원의원(펜실베이니아주)의 예비선거 승리를 위해 당내 도전자인 조 세스택 하원의원에게 백악관을 대신해 경선 포기를 종용하는 악역도 맡았다. 클린턴은 현재 탈락 위기에 몰린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인 해리 리드 상원의원을 위해 네바다주 표밭을 갈고 있다.
클린턴의 강점은 아직도 미국민 3분의 2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고, 오바마 대통령이 환영받지 못하는 곳에서 민주당 지지표를 모을 수 있다는 점이라고 <에이피>(AP) 통신은 지적했다. 특히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클린턴이 “당신들의 고통을 함께 느끼고 있어요”라고 말하며 다가서는 선거운동은 보수적인 유권자들에게도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중간선거의 주요한 흐름 중 하나가 ‘기성정치권 반대’라는 점에서 클린턴의 잦은 출몰이 위험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하지만 중간선거가 다가올수록 클린턴의 출현 빈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상원의원 선거를 책임지고 있는 로버트 메넨데즈 상원의원(뉴저지주)은 “클린턴이 자발적으로 그런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 감동하고 있다”며 “그가 계속 선거판에 도움을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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