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육사 졸업식서 ‘다자주의’ 강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2일 다자주의와 외교를 우선시하는 외교안보정책을 재확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최고사령관 자격으로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 졸업식에 참석해 치사를 통해 “외교와 개입에 기반해 새로운 국제질서를 만들어나갈 것”을 다짐했다. 이런 언급은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9·11테러 이후 2002년 웨스트포인트 연설에서 밝힌 일방주의 및 선제공격론과 분명하게 선을 그은 것이다. <뉴욕 타임스>는 이번 연설이 수일내 발표될 오바마 행정부의 새로운 국가안보전략의 단면을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국제체제의 단점들에 대해선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그러나 국제협력의 조류를 벗어나서 미국이 성공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유와 정의의 방향으로 나아갈 때 성공할 수 있다”며 “책임을 다하는 국가는 번성하고, 그렇지 못한 국가는 그 결과에 직면해야 한다”며 북한과 이란 등 일부 국가를 간접적으로 지목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가 추구하는 국제질서는 오늘날 세계의 도전들을 해결하려는 것”이라며, 미 외교정책의 우선과제로 폭력적 극단주의(테러)에 대한 대응, 핵확산 방지, 기후변화와 지속성장, 가난한 나라 지원, 분쟁 예방 등을 꼽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이라크와 아프간 참전을 앞둔 1천여명의 졸업생도들에게 미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다짐했다. 그는 “금세기의 짐들을 우리 군인들만 질 수도 없고, 미국에만 지워질 수 없다”며 아프간전 승리를 위한 군사적 능력을 확신하지만 앞으로 아프간 재건과정이 힘든 싸움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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