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해튼 쿠퍼유니언 대학서 연설…여론업고 금융개혁 추동
의료보험에 이어 금융개혁을 제2의 개혁 대상으로 삼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월스트리트 심장부에서 월가를 정면으로 공격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2일 뉴욕 맨해튼 소재 쿠퍼유니언 대학에서 월가를 대표하는 금융계 인사들을 앞에 두고 “당신들의 사업이 국민들을 등처먹는 것이 아니라면 두려워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개혁을 “금융부문과 우리 경제를 혼돈으로 몰아넣은 근본적 문제를 겨냥한 상식적이고 합리적이며 비이데올로기적 접근”이라고 규정하면서, 금융계의 반대로비와 규제안을 완화시키려는 공화당 정치인들의 기를 꺾는 데 연설의 상당부분을 할애했다.
1년여 끌었던 의보개혁과 달리 금융개혁 입법은 여론 지지에 힘입어 조기에 입법화가 가능할 것으로 미국 언론들은 전망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월가 행보는 지난 한달여 공을 들여온 금융개혁 여론몰이의 정점이 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평가했다.
미국민들은 금융위기 당시 막대한 구제금융을 수혈받았던 대형 금융기관들이 상황이 호전되자마자 ‘보너스 잔치’를 벌인 데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해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국민정서를 등에 업고, 하원을 통과한 금융개혁법안의 토대 위에 상원 입법과정에서는 ‘대마불사’ 관행 종식 등 대형은행의 규모제한 및 투기적 위험투자 규제를 골자로 한 ‘볼커 룰’을 도입할 것 등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보수 정치권이 조기 입법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이 개혁, 개혁하지만 문제의 핵심인 국책금융기관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대해선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고 있다”며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이 오히려 근원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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