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중남부 해안도시인 탄다그에서 주민들이 28일 칠레 지진으로 인한 쓰나미 피해를 우려해 고지대로 대피하고 있다. 27일 칠레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50개국 이상의 태평양 연안국에서 파도가 관측됐으나 큰 인명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탄다그/AP 연합뉴스
일 한때 “최고 3m” 경보
실제 0.1~1.2m라 안도
하와이도 1.7~2m 그쳐
실제 0.1~1.2m라 안도
하와이도 1.7~2m 그쳐
27일 새벽(이하 현지시각) 칠레 강진에 뒤이은 지진해일(쓰나미)은 마치 연못의 동심원 파장처럼 빠른 속도로 태평양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태평양 연안국들은 시시각각 다가오는 지진해일에 대비하며 극도로 긴장된 하루를 보냈다. 지진해일은 지진 발생 15시간 뒤 하와이를 지나, 21시간 뒤인 28일 오후에는 일본 동부에 밀어닥쳤다.
일본 기상청은 이날 오전 아오모리, 이와테, 미야기 등 3개 현에 최고 3m 높이의 파도가 칠 수 있다는 쓰나미 경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칠레발 지진해일은 북동부 미나미토리 섬에서 10㎝의 물결로 시작돼 도호쿠 지방 이와테현 구지항에서 높이 1m20㎝의 파도가 관측됐다고 일본 공영방송 <엔에이치케이>(NHK)가 전했다. 홋카이도 네무로시와 미야기현 센다이항에서 1m, 아오모리현 하치노헤항 등에서 90㎝ 물결이 일었다고 전했다. 이날 늦은 오후까지 인명피해는 보고되지 않았으나, 일본 기상청은 경계를 유지해줄 것을 당부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바닷물이 해안을 넘으면서 집과 자동차가 침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극동지방 캄차카반도에서도 한때 지진해일 경보를 발령했고, 높이 80㎝의 파도가 관측되기도 했다.
일본은 1960년 칠레에서 발생한 규모 9.5의 강진에 따른 지진해일로 140여명이 숨졌던 악몽을 떠올리며 발빠르게 대응했다. 중앙정부와 해당 자치단체들은 태평양 연안 19개 현 54만가구에 대피를 지시하거나 권고했다. <엔에이치케이>는 이날 아침부터 쓰나미 경보 발령지역을 수시로 긴급보도했으며, 해상보안청은 해당 지역의 선박들에 피난을 권고했다. 간사이 지방에선 한때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앞서 미국 하와이주에선 27일 새벽 6시 경보 사이렌이 울렸다. 하와이에는 이날 낮 12시께 동쪽의 힐로베이 해안가에서부터 흙탕물이 밀려왔고, 이후 바닷물이 코코넛아일랜드를 덮쳤다. 파도는 하와이 일부 해변으로도 밀려왔지만, 최대 파고는 1.7~2m 규모로 애초 예측보다 작았다. 태평양 연안의 캘리포니아주에도 파도가 닥쳤지만 피해는 없었으며, 샌디에이고에선 이날 서핑 경연이 예정대로 진행됐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조일준 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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