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공화당 후보인 스캇 브라운(가운데) 주 상원의원이 보스턴에서 가족들과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보스턴/AP 연합뉴스
미 민주당 매사추세츠 보선 패배
의보 입법으로 세금 증가 우려한 무당파 등돌려
절대다수 의석 상실…금융규제 추진도 흔들릴 듯
의보 입법으로 세금 증가 우려한 무당파 등돌려
절대다수 의석 상실…금융규제 추진도 흔들릴 듯
미국 언론들은 19일 치러진 매사추세츠주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의 충격적인 패배 소식을 전하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1년간 업적에 대해 비판적인 평가를 받은 것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홀리 크로스칼리지의 데이비드 셰퍼 교수는“의료보험 입법 추진 과정에서 민주당이 지배한 연방의회가 보여준 오만에 대한 주민투표”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선거의 패배로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해온 의료보험 법안 등 개혁 추진은 급제동이 불가피해졌다. 취임 1년을 맞아 가뜩이나 저조한 지지율에 허덕이는 오바마 대통령의 앞길은 더욱 험난하게 됐다.
<에이피>(AP)통신은 지난 대선에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26% 차이로 압도적인 승리를 안겨줬던 매사추세츠주의 무당파와 보수적인 지지자들이 등을 돌렸다고 분석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 텃밭인 매사추세츠주는 등록 당원 수에서 민주당이 공화당보다 압도적으로 많지만, 양당 당원들보다 무당파 유권자들이 훨씬 많은 곳이다.
통신은 선거의 열쇠를 쥔 무당파 유권자들이 등을 돌린 원인으로 △의료보험 입법으로 인한 세금 증가와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 △케네디 가문에 대한 피곤증 △주 정치판을 장기간 거의 독점해 온 민주당의 부패에 대한 염증 △민주당 후보의 서투른 선거 운동 등을 꼽았다. 특히 매사추세츠주의 경우 지난 2006년부터 사실상 전주민 의료보험제가 실시됐기 때문에 전국민의료보험이 실시되더라도 거의 이득이 없는 주다. 연방 상원에서 단 1석의 의석 변화이지만 민주당이 60석이라는 ‘절대 다수’의 의석을 상실한 파장은 엄청나다. 41석을 확보한 공화당은 입법과정에서 필리버스터(의사진행방해) 등 절차적인 지연 전술을 통해 입법을 저지할 수 있게 된다. 민주당이 51석 이상의 과반수 지지표로 입법을 추진할 수 있지만, 공화당이 법안 처리를 결사 저지할 경우 뾰족한 수가 없다. 이 때문에 상·하원이 별도의 입법안을 통과시켰던 의료보험법안을 놓고 오바마 행정부와 민주당 지도부는 복잡한 수 계산을 할 수밖에 없게 됐다. 현재 진행중인 상·하원 절충 법안을 신속히 마련해 브라운 당선자가 의회에 출석하기 이전에 상원에서 처리하는 방안이나, 다른 공화당 의원 1명을 설득해 60석을 다시 확보하는 방안도 있지만, 사실상 실현 가능성이 낮다.
민주당이 추진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지난 연말 상원을 통과한 입법안을 하원에서 원안 그대로 통과시켜 대통령의 서명만으로 발효시킨다는 것이다. 스테니 호이어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상원안이 없는 것보다는 낫다”며 그 가능성을 내비쳤다.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의 입장에서 볼 때, 의료보험개혁안의 의회 통과가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이지만 기후변화 입법과 금융규제 법안 등 다른 개혁 입법들도 이번 보선 패배로 상당히 후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또다른 고민이다. 이번 선거결과는 진보와 보수, 그리고 중도성향이 어우러진 민주당의 결속력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견이 노출되는 계기가 돼 중간선거를 앞두고 각 의원들이 제 갈 길을 찾을 경우 민주당과 오바마 대통령의 정국 주도력은 더욱 약화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19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궐선거에서 패배한 민주당 후보인 마사 코클리(56) 주 법무장관이 보스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패배를 인정하고 있다. 보스턴/AP 연합뉴스
통신은 선거의 열쇠를 쥔 무당파 유권자들이 등을 돌린 원인으로 △의료보험 입법으로 인한 세금 증가와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 △케네디 가문에 대한 피곤증 △주 정치판을 장기간 거의 독점해 온 민주당의 부패에 대한 염증 △민주당 후보의 서투른 선거 운동 등을 꼽았다. 특히 매사추세츠주의 경우 지난 2006년부터 사실상 전주민 의료보험제가 실시됐기 때문에 전국민의료보험이 실시되더라도 거의 이득이 없는 주다. 연방 상원에서 단 1석의 의석 변화이지만 민주당이 60석이라는 ‘절대 다수’의 의석을 상실한 파장은 엄청나다. 41석을 확보한 공화당은 입법과정에서 필리버스터(의사진행방해) 등 절차적인 지연 전술을 통해 입법을 저지할 수 있게 된다. 민주당이 51석 이상의 과반수 지지표로 입법을 추진할 수 있지만, 공화당이 법안 처리를 결사 저지할 경우 뾰족한 수가 없다. 이 때문에 상·하원이 별도의 입법안을 통과시켰던 의료보험법안을 놓고 오바마 행정부와 민주당 지도부는 복잡한 수 계산을 할 수밖에 없게 됐다. 현재 진행중인 상·하원 절충 법안을 신속히 마련해 브라운 당선자가 의회에 출석하기 이전에 상원에서 처리하는 방안이나, 다른 공화당 의원 1명을 설득해 60석을 다시 확보하는 방안도 있지만, 사실상 실현 가능성이 낮다.
민주당이 추진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지난 연말 상원을 통과한 입법안을 하원에서 원안 그대로 통과시켜 대통령의 서명만으로 발효시킨다는 것이다. 스테니 호이어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상원안이 없는 것보다는 낫다”며 그 가능성을 내비쳤다.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의 입장에서 볼 때, 의료보험개혁안의 의회 통과가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이지만 기후변화 입법과 금융규제 법안 등 다른 개혁 입법들도 이번 보선 패배로 상당히 후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또다른 고민이다. 이번 선거결과는 진보와 보수, 그리고 중도성향이 어우러진 민주당의 결속력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견이 노출되는 계기가 돼 중간선거를 앞두고 각 의원들이 제 갈 길을 찾을 경우 민주당과 오바마 대통령의 정국 주도력은 더욱 약화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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