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공군기지에서 13일(현지시각) 지진피해 구조작업을 위해 아이티로 떠나는 이 지역 소방서 긴급구조팀이 장비 등을 항공기에 옮겨 나르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 연합뉴스
오바마, 출장 취소…항공모함·병원선 급파
UN지원단 16명 사망…“1달러라도 기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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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에 대한 유엔과 각국의 지원이 신속하게 이뤄지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각국 구조대가 14일(현지시각) 현지에 잇따라 도착해, 본격적인 구조작업에 들어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출장 일정까지 취소하며 대책회의를 열고, 14일 1억1500만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히는 등 지진 피해 지원에 발벗고 나섰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도 해외 일정을 취소하고 워싱턴에 복귀했다.
미국의 적극적 지원은 1915~34년 아이티를 식민지로 거느렸던 역사적 배경에 뿌리를 뒀지만, 중남미 지역에서 영향력 유지와 아이티에 거주하는 미국인 4만5000명의 안전에 대한 특별한 고려가 작용했다. 미국국제개발처(USAID)의 재난지원 대응팀이 파견됐고, 페어팩스카운티와 로스앤젤레스 재난구호팀이 포르토프랭스에 급파돼 현장 구조작업을 시작했다. 미 동부 해안의 해군 함정들은 비상대기 상태에 들어갔고, 항공모함 칼빈슨호와 병원선 컴퍼트호 등 해군 함정들이 급파됐다. 2000여명의 미 해병대 병력이 해군의 대형 수륙양용 선박에 타고 현지로 향하고 있다. 이 밖에 공군 관제병력은 강진으로 피해를 본 포르토프랭스 공항의 관제시설 복구에 나서고 있다.
유엔도 전세계에 도움을 호소하며 1000만달러를 긴급지원했다. 13일 반기문 사무총장은 “아이티 국민들에게는 ‘우리가 여러분과 함께 있으며, 인간의 능력이 닿는 한 최대한 신속하게 조처를 취하고 있다’는 말을 전한다”고 밝혔고, 빌 클린턴 유엔 아이티 특사는 “단 1달러라도 당신의 기부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유럽의 구조팀도 아이티에 도착해 구호활동에 들어갔다. 유럽 국가로는 프랑스의 구조전문가들이 처음으로 도착해 구조작업에 들어갔으며, 영국과 이탈리아 등의 구호팀도 곧 도착할 예정이다. 프랑스는 구호품과 이동병원 시설을 갖춘 3대의 항공기를 보냈다. 중국과 스페인의 구조팀을 태운 항공기들도 긴급식량과 의약품, 구조장비와 함께 14일 포르토프랭스 공항에 착륙했다. <에이피>(AP) 통신은 각국에서 구조장비와 구호품 등이 줄줄이 도착하고 있지만, 공항시설이 파괴돼 중국 구호팀의 장비를 내리는 데 6시간이 걸리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이웃 중남미 각국의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브라질은 13톤의 식량과 물 등을 보내고, 긴급 의료팀을 급파했다. 아르헨티나와 칠레, 페루, 베네수엘라 등도 구호품과 구조대를 보내 지원에 나섰다. 역사적으로 적대관계였던 이웃 도미니카공화국도, 산토도밍고와 포르토프랭스 사이 전세기 운항을 13일 오후 재개하며 지원단을 보냈다. 그밖에 이동통신사 디지셀이 500만달러를 내놓는 등 기업들의 동참도 이어졌다.류재훈 조일준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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