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의 묵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13일(현지시각) 회의에 앞서 아이티 지진으로 숨지거나 실종된 유엔 직원들을 포함한 희생자들을 위해 묵념하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반기문 총장 “실종자 구조 시급”
아이티를 뒤흔든 강진은 현지의 유엔 지원단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안겼다.
유엔은 13일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 있는 유엔 아이티안정화지원단 본부 건물이 지진으로 무너지면서 유엔 파견 직원 16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공식 확인했다고 <에이피>(AP) 등 외신들이 13일 전했다.
또 유엔지원단장을 포함해 100~150명이 실종되고 56명이 다쳤으며, 중상을 입은 7명은 인근 국가로 후송됐다. 유엔의 민간인 지원단 피해로는 사상 최악의 참사다. 사망자는 브라질 출신의 평화유지단원 11명, 요르단 출신 3명과 차드 및 아르헨티나 출신 각각 1명으로 파악됐다.
지진 당시 유엔 본부건물에는 100여명의 직원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알랭 르 로이 유엔평화유지활동 사무차장은 무너져내린 5층짜리 유엔 본부건물 바닥에서 최소 10명이 구출됐다고 말했다. 그는 “유엔 직원들이 거주하는 빌라 프리베와 몬타나 호텔도 피해를 입었으나 지진 당시 이 건물들에 유엔직원들이 몇명이나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국제사회의 원조에 의존해 살아가는 아이티에는 유엔평화유지군 7000명, 인터폴 요원2000명, 세계 각국 출신의 민간인 직원 490명과 현지인 직원 1200명, 자원봉사자 200명 등 수많은 유엔 관계자들이 상주하고 있다.
마침 고국을 방문 중이던 아이티의 저명 언론인이자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전 대변인 미셸 몽타스는 13일 유엔 동료직원에게 쓴 이메일에서 “나는 괜찮지만 포르토프랭스의 80%가 파괴됐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아침 거리에서 수백구의 주검이 있었으며, 사람들이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생존자들을 구하려 애쓰는 모습과 부상자들을 들것으로 후송하는 모습을 보았다”고 참상을 전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실종자 수색과 구조가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한 뒤 “아이티 국민들에게는 ‘우리가 여러분과 함께 있으며, 인간의 능력이 닿는 한 최대한 신속하게 조처를 취하고 있다’는 말을 전한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또 국제사회에 “지금처럼 필요한 시기에 아이티 지원에 참여해달라”고 호소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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