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센트럴 할렘 인구비
인구비중 99%→60% 줄어
급등하는 집값 감당 어려워
급등하는 집값 감당 어려워
‘할렘=흑인 동네’라는 등식은 더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 100년 가까이 ‘흑인 빈민가’의 동의어였던 미국 뉴욕의 할렘가에서 이젠 흑인이 다수 인구가 아니라고 <뉴욕타임스>가 6일 보도했다. 흑인 인구가 꾸준히 줄어드는 반면, 히스패닉계와 백인 인구의 유입은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흔히 할렘가는 뉴욕 센트럴파크 북쪽 96번가에서 155번가까지를 가리키지만 정식 행정구역은 아니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흑인들이 몰려들고 백인들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개발이 정체된 채 흑인 거주지로 자리를 굳혔다. 그런데 1970~80년대를 기점으로 할렘의 피부색은 다양해지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10여년새 인구비 변동은 주목할만 하다. 할렘가의 중심인 센트럴 할렘은 1950년대만 해도 흑인 인구가 99%였지만 2008년에는 10명 중 6명꼴로 감소했다. 2000년 이후 8년 동안 이 지역 인구는 10만9000명에서 12만6000명으로 늘었지만, 흑인 인구는 약 7만7000명으로 1920년대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1990년 당시 672명에 불과했던 백인 인구는 2008년 집계에선 1만3800명으로 무려 20배나 늘었다. 히스패닉계도 센트럴 할렘 인구의 27%를 차지한다. 할렘의 변모는 주택업자들이 더 큰 이익과 택지 공간을 찾아 할렘으로 진출하기 시작한 게 큰 원인이다. 그러나 도시 재개발은 수많은 지역공동체를 파괴하고 있다. 저소득 흑인들이 급등하는 땅값과 집값을 감당할 수 없어 쫓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할렘 흑인문화연구센터의 하워드 돗슨 소장은 “주택 고급화는 (흑인들에겐) 퇴거와 관련된 문제”라고 말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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