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군용 폭발물…88년 미 여객기 270명 목숨 잃기도
25일 노스웨스트항공 253편을 폭파하기 위해 시도된 폭발물은 군용 고폭발 물질인 ‘펜타에리트리톨 테트라니트레이트’(PETN)로 확인됐다.
이 물질은 잘 알려진 티엔티보다 충격에 민감하며 소량으로도 강력한 폭발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물질은 군사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강력한 플라스틱 폭발물이지만, 점화를 잘못하면 폭발되지 않고 타버릴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범인은 복통을 호소하며 화장실에 20분간 들어갔다 나온 뒤 담요를 뒤집어쓰고 폭발을 시도했지만, 제대로 터지지 않았다. 폭죽 터지는 듯한 펑 소리와 함께 다리에 불이 붙었고, 용감한 승객 등에 의해 제압당하면서 폭파는 미수에 그쳤다. 연방수사국은 범인의 자리 근처에서 폭발장치의 일부인 액체가 담긴 주사기를 수거했다. 지난 8월 팬티 속에 폭발물을 숨겨 사우디아라비아 내무부 장관에게 감행됐던 같은 수법의 자살폭탄테러 미수 때도 범인은 화상만 입은 적이 있다.
그러나 1988년 스코틀랜드 상공에서 270명의 목숨을 앗아간 미국 팬암 여객기 폭파사건 때도 이 폭발물이 이용됐다. 2001년 아메리칸항공 여객기를 폭파하려다 미수에 그쳐 종신형을 받고 복역중인 영국 국적의 리처드 리드도 신발 속에 숨긴 이 물질 50g을 폭발시키려다 붙잡혔다. 이번에 발견된 80g의 펜타에리트리톨은 항공기를 폭파시키기에 충분한 양으로 알려졌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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