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맨·소말리아 위치도
미 여객기 폭파기도범 훈련받은 곳
현지 반군과 연대하며 전열 재정비
현지 반군과 연대하며 전열 재정비
미 여객기에 대한 크리스마스 폭탄테러 기도가 예멘의 알카에다 지시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말리아와 함께 예멘이 알카에다의 새로운 근거지로 등장하고 있다.
이번 테러 기도는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에서 미국과 파키스탄의 공격을 받고 약화된 것으로 추정됐던 알카에다가 여전히 가장 위험한 테러조직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가디언>은 27일 이번 사건이 알카에다가 정정이 불안한 예멘과 소말리아 등에서 반군세력과 연대해 세력을 확장해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최근 제임스 존스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파키스탄의 알 카에다 가운데 최소한 일부는 예멘과 소말리아로 이동하고 있다는 증거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예멘의 알카에다 세력은 지난 21일 남예멘에서 드물게 공개적 집회를 열어 “예멘군과 아니라 미국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해 이번 테러를 예고하는 ‘성전’ 발언을 한 적이 있다.
빈 라덴 집안의 발상지인 예멘은 빈 라덴이 ‘제2의 아프간’으로 일찍이 점찍은 곳이다. 2400㎞의 긴 해안선과 사우디아라비아와 접경한 산악 지역을 갖고 있어 테러리스트들이 거점으로 삼기에 최적의 장소라고 볼 수 있다.
용의자 우마르 파루크 압둘무탈라브(23)는 인터넷으로 통해 예멘의 급진적인 이슬람지도자와 접촉했으며, 예멘 수도인 사나 북쪽의 한 마을에서 알카에다 지도자들과 직접 접촉했다고 <에이비시방송>이 27일 수사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그는 알카에다 지도자에게 한달 동안 훈련을 받고 폭파장치를 팬티에 꿰매 숨긴 채 미국행 여객기에 탑승했다. 지난 8월에도 사우디아라비아의 대테러 책임자인 모하메드 빈 나예프 왕자를 암살하려는, 예멘 알카에다와 관련된 동일수법의 자살폭탄 테러 기도가 적발되기도 했다.
예멘 알카에다의 미 여객기 테러공격 기도는 미국의 군사원조를 받은 예멘군의 알카에다 세력에 대한 공격이 최근 강화된 것과도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예멘군은 지난 24일에도 예멘 알카에다 조직의 책임자로 알려진 빈 라덴의 개인비서 출신 나시르 알 와하이시와 관타나모 수감자 출신으로 2인자인 나시르 알라 와하이시 등을 겨냥한 작전을 벌이는 등 2주째 소탕작전을 강화해 왔으나, 이들을 타격하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예멘과 함께 최근 알카에다의 새로운 근거지로 지목되고 있는 소말리아는 1993년 ‘블랙호크다운 사건’이 발생한 미국의 악몽같은 지역으로 20여년째 내전을 겪고 있다.
알카에다와 연계된 반군이슬람단체 알샤바브는 최근 미국과 유럽,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소말리아 출신 이민자들을 대거 끌어들여 테러공격 훈련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미 정보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이런 정보는 9.11테러와는 다른 얼굴과 출신 배경을 가진 알카에다 전투원들이 미국을 겨냥한 테러를 계속 벌여나갈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