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인지 오바마인지…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모습을 겹쳐 놓은 가면을 쓴 남성이 2일 뉴욕에서 아프가니스탄 전쟁 미군 증파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1명에 3억달러(약 3460억원).
세계에서 몸값이 가장 비싼 사람은 바로 아프가니스탄 내 알카에다 대원들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일 ‘미군 3만명 증파’와 ‘18개월 뒤부터 철군 개시’를 뼈대로 한 새 아프간 전략을 발표했다. 첫 해에 투입되는 비용만 300억달러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발표에서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빠뜨렸다고 미국 <에이비시>(ABC) 방송이 2일 미국 정보기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지적했다. 미국 정보기관들과 국방부의 결론에 따르면, 현재 아프간 전역의 알카에다 대원은 기껏 100명 정도라는 것이다. 새로 추가되는 병력과 예산만 따져도 알카에다 1명당 미군 1000명과 전쟁비용 3억달러가 들어가는 셈이다.
이같은 정보는 오바마 정부가 아프간 전략 수립을 위해 고심하던 시기에 백악관과 의회에도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임스 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지난 10월 <시엔엔>(CNN) 인터뷰에서 “아프간 알카에다의 수는 100명도 안된다”고 밝힌 바 있다.
오바마는 이번 연설에서 “알카에다가 9·11테러 이전과 같은 규모는 아니지만, 국경지대를 따라 안전한 은신처를 확보하고 있다”는 모호한 표현으로 넘어갔다. 미 정보기관과 백악관은 아프간 국경 너머 파키스탄 지역까지 합치면 수백명의 알카에다가 있으며, 규모보다 그들의 이념적 영향력과 신규대원 훈련 능력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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