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이름 내건 케이블방송 출범준비 위해
미국의 인기 토크쇼인 ‘오프라 윈프리 쇼’가 2년 뒤에는 전설로만 남게 될 것 같다.
<뉴욕 타임스> 등은 19일 윈프리의 프로덕션사인 ‘하포’의 팀 베넷 회장이 쇼를 방영중인 214개 방송사에 보낸 편지에서 “2011년 9월9일, 25번째 시즌이 막을 내리면서 오프라 윈프리 쇼의 해가 질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1986년 9월 첫 전파를 탄 지 25년 만이다. 윈프리는 자신의 이름을 건 케이블 방송인 <오더블유엔>(OWN: ‘오프라 윈프리 네트워크’의 약칭)의 출범 준비를 위해서 이런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오프라 윈프리 쇼는 현재 시청자가 700만명에 이를 만큼 최고의 인기와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다. 윈프리는 이 프로그램 덕분에 순자산 27억달러의 재력가가 됐을 뿐 아니라, 각종 매체 발표에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사’ 명단에도 이름이 빠지지 않고 있다. 흑인·사생아·가난이라는 운명을 안고 태어나 성폭행 등 어두운 어린 시절을 보냈던 그는, 고통을 이해하는 진솔한 태도로 전세계 시청자들을 사로잡으며 ‘토크쇼의 여왕’이 됐다.
오프라 윈프리 쇼의 종영이 미국 방송사들에 미치는 파장은 엄청날 전망이다. 프로그램 제작 신디게이트의 소유주인 <시비에스>(CBS) 방송은 최고의 수익원을 잃게 된다. 오프라 윈프리 쇼의 시청자들을 가장 많이 끌어모았던 <에이비시>(ABC) 방송도 오후 시간대 황금 프로그램이 사라지면서 저녁뉴스 시청률까지 걱정할 처지가 됐다. 미디어 전문가인 래리 거브란트는 “<에이비시>의 어떤 다른 대체 프로그램도 오프라 윈프리 쇼만큼의 이익을 보장해주지 못할 것”이라며 “적어도 첫해에는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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