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뚱뚱한 엉덩이” “오바마는 자격 부족해”
전 연설작성자 책 출간 앞두고 미 월간지에 공개
전 연설작성자 책 출간 앞두고 미 월간지에 공개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스피치라이터였던 매트 래티머 전 백악관 특별보좌관이 쓴 회고록 <벙어리-백악관에서 살아남은 자의 이야기>(Speech-less : Tales of a White House Survivor>의 일부 초록이 발매를 일주일 앞두고 15일 미국 월간남성지 <지큐>에 공개되면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부시의 8년 백악관 생활 중 마지막 22개월을 지켜본 래티머는 이 책에서 미국 경제와 외교정책이 파탄나고 공화당이 끝내 선거에서 참패하는 과정에서 부시가 장막 뒤에서 내뱉었던 막말과 자기과신을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당선 전부터 자질론에 의문표가 찍혔던 부시 전 대통령이 ‘정말 이 정도였나’하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지지한 부시 전 대통령은 존 매케인이 후보가 된 데 대해 못마땅해 했다. 그러면서도 그의 승리를 위해 뭔가를 하고 싶었다. 그러나 자신이 참석키로 했던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합동유세가 갑자기 취소된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다. 한 보좌관이 매케인이 청중을 모으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을 하자 부시는 “고향에서 500명도 모으지 못한단 말이야? 나는 (텍사스 개인목장인) 크로퍼드에 그 정도는 모을 수 있다”고 독설을 내뱉었다.
부시 대통령은 매케인이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 세라 페일린 당시 알래스카 주지사를 “괌 지사”로 착각해 주위 사람을 어리둥절케 하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부시의 평가도 인색했다. 부시는 “(힐러리의) 뚱뚱한 엉덩이가 이 책상에 앉을 때까지 기다리자”라며 힐러리의 예비선거 승리 가능성을 점쳤다. 이후 금융위기와 관련한 연설을 준비하던 중 부시는 “ 참으로 위험한 세상이야. 이 친구(오바마)는 이런 일을 해내기에는 턱없이 자격이 부족해”라며 오바마를 폄하하기도 했다.
래티머는 상원의원과 국방부장관의 스피치라이터를 거쳐 백악관으로 자리를 옮길 때 드라마 <웨스트윙>을 기대했지만, 자신의 백악관 생활은 (지옥같은 직장과 악마같은 상사를 그린) 또다른 인기드라마 <오피스>와 같았다고 실토했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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