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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아프간 간 미국특사 “카르자이에 인내심 바닥”

등록 2009-08-28 18:59

선거부정·군벌결탁에 불만 폭발…양국 불화 반영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의 하미드 카르자이 정부에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지난주 대선 직후 아프간을 방문한 리처드 홀브룩 미국 아프팍(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특사와 미국 상원의원들은 카르자이 대통령과 만나 정부의 선거부정과 부패, 군벌과의 결탁 등을 지적하며, 미국의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다고 경고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7일 참석자들의 말을 따 보도했다. 영국 <비비시>는 소식통들이 이번 만남을 “극적인 파열”과 “폭발”로 묘사했다고 전했다. 미국과 카르자이 정부의 긴장이 거칠게 불거져나온 것은 아프간 대선을 둘러싼 신경전과 양국 정부간의 점증하는 불화를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미국 특사단과 선거 이후에만 두 차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쪽은 특히 카르자이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우즈베크족 군벌 지도자인 압둘 라시드 도스툼을 끌어들인 것에 불만을 나타냈다. 도스툼은 1979년 소련이 아프간을 침공한 뒤 내세운 괴뢰정부와 맞서 싸우면서 전쟁영웅으로 떠올랐으나 2001년 미국의 아프간 침공 이후 수천명의 탈레반 대원들에 대한 집단학살을 주도한 전범으로 지목되는 등 권력지향적인 냉혈한으로 알려져 있다.

홀브룩 특사는 특히 미국 정부는 아프간 대선 이후 아프간 정부의 부패와의 전쟁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혀, 양국간 긴장의 수위가 더욱 높아질 것임을 예고했다. 버락 오바마 정부는 이번 아프간 대선의 부정선거 시비가 향후 미국의 아프팍 전쟁의 주요 파트너가 될 차기 아프간 정부에 대한 대중적 지지를 훼손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아프간 정치권의 뿌리 깊은 부패와 군벌과의 결탁이 미국 내에서 아프간 전쟁의 당위성에 대한 의문을 키우고 있는 것도 부담스럽다. 최근 <워싱턴 포스트>와 <에이비시>(ABC) 방송의 공동 여론조사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51%가 “아프간 전쟁이 가치가 없다”고 답해 8개월 만에 12% 포인트나 늘었다. 반면, 파병 규모에 대해선 “줄여야 한다”는 응답(45%)이 “늘려야 한다”는 응답(24%)보다 갑절이나 많았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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