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정부 초청 10월31일부터 이틀간 아바나 공연
지난해 2월 역사적인 평양공연을 실현했던 뉴욕필하모닉이 이번엔 쿠바 공연에 나선다.
자린 메타 뉴욕필 사장은 12일 쿠바 아바나의 공연장을 둘러보고 쿠바 정부 관계자들과 만난 뒤 뉴욕필의 쿠바 공연이 유망해 보인다고 밝혔다.
메타 사장은 최종 결정은 뉴욕필 이사회가 내릴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에릭 라츠키 부사장은 한달 뒤쯤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계획대로라면 뉴욕필은 베트남을 포함한 아시아 순회공연 직후인 10월31일과 11월1일 두차례에 걸쳐 아바나에 있는 900석 규모의 테아트로 아마데오 롤단에서 공연할 예정이며, 지휘는 새로 영입한 앨런 길버트가 맡게 된다.
메타 사장은 “이제 돌아가서 레퍼토리 선정과 예산 작업을 해야 하고, 악기 운송방법 등 실제적 문제들에 대한 검토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쿠바 공연을 기정사실화했다. 메타 사장은 지난해 평양 공연을 예로 들면서 뉴욕필은 정치인들보다는 일반 시민들에게 초점을 두고 있다며 “우리는 그저 가서 음악을 연주할 것이고, 정치문제는 다른 사람들이 걱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쿠바 문화부의 초청 형식으로 이뤄졌으며, 미국 정부는 공연단에게는 쿠바 여행 제한조처를 면제해 주기로 했다고 라츠키 부사장은 설명했다.
쿠바 혁명 이후 미국과 쿠바 사이의 최대 문화교류가 될 뉴욕필의 쿠바 공연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해빙기를 맞은 양국관계의 상징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1959년 소련 공연, 1980년대 중국과 동구권 공연 등 음악을 통한 외교활동을 펼쳐 온 뉴욕필은 ‘미국의 대표적 음악사절’의 명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이번 공연은 10년 전 밀워키 심포니 오케스트라 이후 첫 미국 오케스트라의 쿠바 방문 공연이다. 뉴욕필은 지난해 평양공연 때처럼 쿠바학생들에게 연주 지도도 하고, ‘드레스 리허설’ 참관도 허용할 계획이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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