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비아대 4년때 핵감축 논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핵무기 없는 세상’에 대한 구상의 뿌리는 26년 전 컬럼비아대 재학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뉴욕 타임스>가 5일 보도했다.
레이건 대통령의 군비 증강 드라이브 속에 반핵 데모가 한창이던 1983년 컬럼비아대 4학년이던 오바마는 학내 잡지인 <선다이얼>에 ‘전쟁 멘탈리티를 깨자’는 제목으로 미소 핵감축을 통한 핵무기 없는 세상에 대한 비전을 담은 장문의 논문을 기고했다. 이 글에서 이미 포괄적 핵실험 금지조약(CTBT)에 대한 지지 입장을 보였다.
오바마는 또 4학년 1, 2학기 동안 국제정치와 미 외교정책에 대한 대통령의 정책결정에 대한 수업을 들으면서 미소 핵감축에 대한 장문의 논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당시 강의를 담당했던 마이클 배런 교수는 <뉴욕 타임스>와 회견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핵감축협상을 하는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사람들은 신출내기라고 하지만, 그는 오랫동안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해 온 사람”이라고 말했다. 배런 교수는 오바마의 논문에 에이(A)학점을 줬고, 하버드법대 진학을 위한 추천장을 기꺼이 써줬다.
오바마는 시카고에서 시민운동을 할 때는 핵 문제보다는 복지 문제에 전념했으나, 연방 상원의원이 된 뒤 핵감축 전문가인 리처드 루거 상원의원을 ‘멘토’로 삼아 핵문제에 관심을 보였고, 함께 러시아의 핵감축 현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오바마는 군축을 통해 국가안보를 증진시킬 수 있다는 생각에서 미러간 대폭적인 핵감축과 포괄적 핵실험 금지조약 비준, 핵물질생산금지협정(FMCT), 핵확산금지조약(NPT)의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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