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 동안 미국 정계를 뒤흔든 마크 샌포드(49)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의 ‘실종’ 사건은 애인을 만나려고 아르헨티나로 갔던 ‘밀월여행’으로 드러났다.
2012년 대선에서 공화당 대선주자 후보로 꼽혀온 샌포드 주지사는 24일 기자회견을 열어 눈물을 흘리며 혼외정사 사실을 시인하고 가족과 유권자들에게 사과했다. 지난 18일 잠적했던 샌포드 주지사는 이날 전국에 20여분간 생중계된 기자회견에서 아르헨티나에 있는 “친애하고 친애하는 친구”인 여성을 만나러 갔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8년 전 이 여성을 만났으며, 지난해까지는 이메일을 주고받는 플라토닉한 관계였지만 지난해부터 그 이상의 관계로 발전했다고 실토했다. 그러나, 상대 여성의 이름이나 관계가 끝났는지에 대해서는 끝내 밝히지 않았다.
샌포드 주지사가 아버지의 날(21일) 휴일 전후로 실종되자, 비서실은 그가 재충전을 위해 애팔래치아 산맥을 걷는 도보여행을 떠났다고 했고, 부인은 그가 저술을 위한 휴식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남편의 불륜 사실을 5개월 전 알았다는 부인 제니는 이날 기자회견에 나타나지 않았다. 대신 성명을 발표해 “처음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용서를 통해 화해를 모색했고, 결혼생활을 되살리려고 노력해왔다”며 남편을 용서할 뜻을 밝혔다.
샌포드 지사는 이날 오전 조지아주 애틀랜타 공항에 도착한 부에노스아이레스발 비행기에서 내리는 모습이 사우스캐롤라이나 유력지 <스테이트> 취재진에게 포착되자, 급하게 기자회견을 마련했다. 평소 달변인 샌포드는 이날따라 횡설수설했고 여러 차례 눈물을 쏟아냈다. 재선인 샌포드 주지사는 공화당 주지사협의회 의장직을 사임하겠다고 밝혔으나, 지사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재정균형론자인 샌포드 주지사는 지난 몇달 동안 오바마 행정부의 경기부양책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차기 대선주자감으로 부상했다. ‘가족의 가치’를 강조하는 공화당은 잇따른 성추문으로 타격을 입고 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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