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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금연 실패’ 오바마 담배규제법 서명

등록 2009-06-23 20:34수정 2009-06-23 20:34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2일 백악관에서 연방의원들과 어린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담배규제법에 서명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2일 백악관에서 연방의원들과 어린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담배규제법에 서명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
니코틴 함유량 제한·학교주변 광고 금지등 규정
금연을 약속하고도 성공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2일 미국 역사상 가장 강력한 담배규제법에 서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법안에 서명하기 전 연설에서 “흡연자의 90%가 18살 이전에 흡연을 시작하고 나도 그중 한 사람이었기에, 담배를 오래 피우면 끊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안다”며 자신의 경험을 들어 담배 규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미국에서 매년 40만명 이상이 담배 관련 질병으로 사망하고 800만명이 담배 때문에 한가지 이상의 질병을 앓고 있어 이로 인한 비용이 한해에 1억달러 이상”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한 새 담배규제법은 담배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며, 청소년 흡연을 줄여 흡연 인구를 줄여나가겠다는 목적이다. 현재 미국인의 흡연률은 20% 수준이다.

수십년 동안 궐련을 피워온 오바마 대통령이 담배 규제법에 서명한 것은 아이러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때 하루 7~8개피를 핀 적이 있고 선거운동 기간에도 가끔 한모금씩 피웠다고 실토한 적이 있지만, 개혁의 일환으로 담배규제에 나섰다. 반면 기본적으로 비흡연자였던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강력한 담배산업의 로비 때문에 법안에 반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청소년들이 담배의 유혹에 빠지는 것은 그들만의 잘못이 아니며, 담배회사들의 공세적 마케팅의 표적이 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서명으로 발효되는 ‘가족흡연 예방 및 담배규제법’은 사상 처음으로 식품의약국(FDA)이 담배의 광고와 판매, 제조에 대해 엄격한 제한을 두는 권한을 행사하도록 규정했다. 식품의약국은 담배 제품의 성분을 평가해 니코틴 함유량을 제한할 수 있고, 청소년들을 유혹하기 위해 화학적 향기를 가미하는 것 등도 규제하게 된다. 학교 주변 1000피트 이내에서 담배광고가 금지되며, ‘라이트’, ‘마일드’, ‘저타르’ 등 담배 유해성을 감추는 문구를 쓸 수 없게 된다. 또, 흡연은 건강에 좋지 않다는 대형 경고문구와 그래픽 경고라벨을 담뱃갑에 표시하도록 했다.

서명식을 마치고 돌아선 오바마 대통령은 “담배 끊기가 얼마나 어려웠냐”는 기자의 질문에 뒤돌아보긴 했지만 대답은 하지 않고 건물 안으로 발길을 옮겼다. 최근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니코틴 유혹에 대한 투쟁이 매일 일어나고 있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담배를 완전히 끊지는 못했음을 시사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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