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구조조정에 영향 끼칠수도
미국 연방대법원이 파산보호 절차를 거의 완료한 미국 자동차 기업 크라이슬러의 매각에 제동을 걸었다. 위기의 미국 자동차 산업에 ‘파산을 통한 신속한 구조조정’ 처방을 내린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작업이 암초를 만났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8일 크라이슬러의 우량자산을 이탈리아 자동차회사 피아트에 매각하는 것을 일시 중지할 것을 결정했다. 루스 베이더 긴스버그 대법관이 발표한 짧은 결정문은 인디애나주 교직원퇴직펀드 등 인디애나주 3개 연금펀드의 긴급 유예요청을 받아들여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매각을 중지한다”고 밝혔다. 3개 펀드는 크라이슬러의 69억달러 담보대출 채무 가운데 4250만달러를 빌려준 소액 채권자들이다. 채무조정 과정에서 권리를 인정받지 못한 이들 연금펀드들은 선순위자인 자신들보다 후순위자 채권자들의 권리를 우선한 것은 위헌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대법원의 결정이 15일 이후까지 지연되면 피아트가 협상을 폐기할 수 있게 돼 크라이슬러 회생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게 된다. 크라이슬러 쪽은 피아트와의 자산 매각 협상이 깨지면 청산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크라이슬러의 자산 매각에 대한 대법원의 결정은 크라이슬러와 마찬가지로 파산보호 신청을 통해 주요 우량자산을 새 법인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빠른 회생을 추진하고 있는 제너럴모터스(지엠)의 구조조정에도 파장을 미치게 된다. 미국 최대 자동차기업 지엠의 채권자 구성은 미국 3위의 자동차기업 크라이슬러보다 더 복잡하다. 지엠의 파산보호 신청에 동의하지 않은 채권자는 전체 지엠 채권자의 46%에 달한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