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9일 취임 100일을 맞아 워싱턴의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
기자회견서 경제회복 낙관론 경계
취임 100일을 맞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9일 “우리가 이뤄낸 진전이 자랑스럽지만, 만족할 수는 없다”고 자평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좋은 출발을 했지만, 경기침체가 끝나기 전에 더 많은 것을 잃게 될 것”이라며 경제회복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했다. 그는 “주택가격 인플레, 신용카드 한계 지출, 과도한 차입에 의존한 은행, 시대에 뒤떨어진 규제 등 모래 위에 세워졌던 과거의 경제로 돌아갈 수 없다”며 미국인들이 경제위기 이전의 관행으로 돌아갈 것을 기대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의회를 향해선 교육예산, 재생에너지 개발 지원, 이산화탄소 총량제한 배출권 거래제, 의료보험 개혁, 금융규제 강화 등 자신의 야심찬 의제들을 실현하기 위한 조속한 입법을 촉구했다. 특히 공화당 쪽의 ‘큰 정부론’ 비판을 의식해 “자동차 기업이나 은행을 경영할 생각이 없다”며 국유화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전임 부시 행정부가 시행한 물고문은 “명백한 고문”이라고 못박았다. 탈레반의 강한 도전에 직면해 있는 파키스탄 정부의 안정성에 대해선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며 “그러나 파키스탄의 핵무기가 이슬람 무장단체의 수중으로 넘어가지 않을 것이란 점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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