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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남미좌파 3인방’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 재선

등록 2009-04-27 20:32수정 2009-04-27 23:42

26일 치러진 대선에서 승리한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이 27일 수도 키토에서 환호하는 지지자들을 향해 손가락을 들어올리고 있다. 키토/신화 연합
26일 치러진 대선에서 승리한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이 27일 수도 키토에서 환호하는 지지자들을 향해 손가락을 들어올리고 있다. 키토/신화 연합
장기집권 발판 마련
“우리의 사회혁명을 굳건히 하는 역사적 진전을 이뤘다.”

에콰도르의 대선이 치러진 26일, 라파엘 코레아 대통령은 출구조사에서 50%가 넘는 압도적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나자 ‘역사적 승리’를 선언했다. 에콰도르 대선에서 결선투표까지 가지 않고 당선을 확정지은 것은 30년 만에 처음이라고 <로이터> 통신 등이 27일 보도했다.

코레아 대통령은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과 함께 ‘반미 연대’의 선두에 서 온 남미 좌파 3인방으로 꼽힌다.

미국 일리노이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미국 유학파 지식인이면서도, 반미 좌파 노선을 걸어왔다. 차베스가 2006년 유엔총회 연설에서 조지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을 빗대 “회의장에 악마가 다녀갔다”고 독설을 퍼붓자, 당시 코레아는 한술 더 떠 “부시를 악마에 비유한 것은 악마에 대한 모독”이라고 맞장구를 쳤을 정도다.

재무장관이었던 그는 2006년 대선에서 승리해 2007년 1월 대통령에 취임했다. 이어 집권 28개월 만에 잔여임기를 포기하면서 장기집권의 발판을 마련한 개헌안을 내놓고 재선에 도전하는 승부사적 기질을 보여줬다. 이번 재집권 성공으로 정치적 기반을 확고히 굳혔다.

코레아 대통령은 세계 경제위기가 ‘자본주의의 구조적 불합리성’에서 비롯한다며, 외국인 투자자들과 다국적 기업에 엄격한 규제와 높은 세금을 부과하고, 사회복지 시스템을 크게 강화하는 등 사회주의적 경제정책으로 중산층과 빈민층의 지지를 받아왔다.

코레아에게 한 표를 던진 넬슨 바산테스는 27일 <뉴욕타임스>에 “그는 우리의 집을 지켜줄 능력이 있는 유일한 지도자다. 빈민층에 매달 30달러를 지원함으로써 경제적 빈궁을 덜어주려는 노력에도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제유가의 약세로 국가예산의 40%를 차지하는 석유수입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코레아 대통령이 ‘사회적 지출’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미국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인터아메리칸다이얼로그’의 마이클 쉬프터 연구원은 “코레아 정부는 그가 공격해온 국제금융기구에 의존하는 것 외에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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