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방문 의회 연설
이슬람에 화해의 손길
이슬람에 화해의 손길
“미국은 이슬람과 전쟁을 벌이고 있지 않으며 앞으로도 그렇지 않을 것이다.”
터키를 찾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6일 터키 의회 연설에서 이슬람 세계를 향해 적극적인 화해와 공존의 손을 내밀었다고 <에이피>(AP)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취임 후 처음으로 이슬람 국가를 찾은 오바마는 이날 연설의 상당 부분을 이슬람과의 화해 협력을 강조하는 데 할애했다.
오바마는 우선 이라크 전쟁을 둘러싸고 미국과 이슬람 국가들 사이에 갈등이 쌓여왔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그러나 “전세계 무슬림(이슬람교도)들은 알카에다와 같은 테러리스트와 거의 상관이 없으며 테러리즘에 맞섬으로써 훨씬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는 또 “미국은 이슬람계 미국인에 의해 더 부유해졌다. 나도 이슬람 국가에 살아본 적이 있다”며 친밀감을 표시하고 “(이슬람 세계와) 상호 이익과 존중에 바탕한 폭넓은 관계를 추구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일부 이슬람 극단주의와 진정한 이슬람적 가치 사이에 분명히 선을 그음으로써 이슬람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허물고 마음을 얻는 동시에, 테러리즘 대처에 대한 이슬람 세계의 협력을 촉구하는 ‘양수겸장’으로 풀이된다.
아랍권의 양대 방송사인 <알자지라>와 <알아라비야>는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을 생중계해 이슬람권의 깊은 관심을 반영했다.
한편, 이날 앙카라 등 터키 주요 도시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터키 방문이 아프간 파병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시위도 벌어졌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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