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의견 없이 전체회의 넘겨
미 상원 외교위는 12일(현지 시각) 논란 많은 존 볼턴 유엔대사 내정자에 대한 추천의견 없이 볼턴의 인준을 상원 전체회의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
상임위가 공직 후보자에 대한 찬성 의견을 붙이지 않고 전체회의에 회부하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외교위에서 공화당 의원 10명은 모두 볼턴 인준안을 전체회의로 넘기자는 데 찬성한 반면, 민주당 8명 모두는 반대했다.
이날 아침 공화당의 조지 보이노비치 의원(오하이오)이 “볼턴은 유엔대사로 적합하지 않다”고 반대 의견을 표명하면서, 한때 볼턴 인준안 외교위 통과가 좌절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돌았다. 그러나 리처드 루가 외교위원장(공화)의 설득으로, 보이노비치는 추천 의견을 붙이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인준안의 전체회의 회부에 찬성했다.
상원 본회의는 공화 55석, 민주 44석, 무소속 1석의 분포로 이뤄져 있어, 볼턴은 상원 전체회의에서 최종 인준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조지 부시 대통령과 딕 체니 부통령이 볼턴을 강하게 밀고 있는 게 그에겐 큰 힘이다.
그러나 외교위 소속 공화당 의원 중 보이노비치를 포함해 최소한 4명이 여전히 볼턴에 유보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 새로운 사실이 폭로되면 상황은 급변할 수 있다. 민주당은 상원 전체회의 투표를 늦춰서라도 볼턴을 낙마시키겠다고 벼르고 있다.
볼턴은 국무부 차관 시절 자신과 판단이 다른 말단 정보분석관을 협박하는 등 독단적이고 공격적인 언행으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 때문에 보이노비치는 볼턴을 “대기업에서 일했으면 해고됐을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