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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 ‘북 핵보유국 불인정’ 입장 변할까

등록 2009-02-06 20:47수정 2009-02-06 23:08

리언 퍼네타 미국 중앙정보국장 지명자가 5일(현지시각) 자신의 인사청문회가 열린 워싱턴 국회의사당 상원 정보위원회 회의실에 도착해 자리에 앉고 있다.  워싱턴/AP 연합
리언 퍼네타 미국 중앙정보국장 지명자가 5일(현지시각) 자신의 인사청문회가 열린 워싱턴 국회의사당 상원 정보위원회 회의실에 도착해 자리에 앉고 있다. 워싱턴/AP 연합
퍼네타 CIA국장 지명자2006년 핵실험 공식인정
오바마 대통령도 후보때 기존입장 배치되는 발언
리언 퍼네타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지명자가 북한의 ‘핵무기’ 폭발을 언급함으로써, 버락 오바마 새 행정부에서 북한의 핵 보유에 대한 입장에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미국 행정부에서 정보 판단의 중심 구실을 하게 될 퍼네타 지명자의 발언은 그동안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인정하지 않아온 미국 입장과는 배치된다. 특히 후보 시절이긴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도 지난해 7월 ‘북한이 8개의 핵무기를 보유했다’고 말한 적이 있고, 다른 정부 기관들도 최근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인정하는 듯한 표현을 해와, 그의 발언이 정책 변화에 대한 함의를 담고 있는지 관심을 끌고 있다.

워싱턴과 서울 쪽은 일단 퍼네타의 발언을 두고, 미국이 북한을 파키스탄이나 인도처럼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대우할 가능성을 내비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반응이다.

한국 정부의 북핵 담당 관계자는 “미국 고위 인사들이 그동안 핵무기(nuclear weapon)와 핵폭발장치(nuclear device)라는 말을 엄격하게 구분하지 않고 혼용하기도 했다”며 “퍼네타의 발언에서 바로 특정한 정책적 함의를 끄집어내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한 핵공학 전문가는 “국제정치적 함의보다는 기술적 판단에 따른 게 아닐까 한다”며 “전문가들의 보고서들이 쌓이고, 그게 고위 관료들의 발언에도 반영되는 것이다”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 쪽에서 ‘핵무기’라는 표현을 공개적으로 쓰며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는 듯한 발언이 계속 나오는 것은 북한의 핵 개발 상황에 대한 미국 쪽의 현실 인식을 드러내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부인하는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은 핵확산 방지와 북한의 비핵화라는 정책상의 목표에 따른 것이고,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는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 이를 토대로 현실주의적 접근을 펼치려 한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스콧 스나이더 아시아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이미 핵실험을 실시한 사실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reality)이고, 미국 국방부의 보고서도 이런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며 “현재 미국 정부 내에서 북한의 핵 보유와 관련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핵보유국임을 주장하며, 핵확산금지조약(NPT) 밖의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 있는 인도 및 파키스탄과 같은 대우를 요구해 왔다. 또 이에 바탕해 북-미 간의 핵군축 담판을 주장하고 있다.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 재검토를 겨냥해 강경기조를 강화하고 있는 북한은 이미 ‘선 북-미 관계 정상화, 후 비핵화’ 주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달 13~17일 북한을 방문한 셀리그 해리슨 미국 국제정책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은 북한 관리들로부터 “북한은 6자 회담에서 신고한 30.8㎏의 플루토늄을 이미 무기화했으며, 무기화한 플루토늄은 사찰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는 입장을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해리슨 연구원은 “북한은 추가 핵무기 개발을 배제할 태세가 되어 있지만, 이미 실재하는 무기들을 언제 포기하게 될지는 앞으로 대미 관계에 달렸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이제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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