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드 그레그(61·뉴햄프셔·사진)
부양법 반대 어렵고 ‘상원의석 줄어들라’ 난감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에서 인선되지 않은 마지막 각료직인 상무장관에 공화당 소속 3선 상원의원인 저드 그레그(61·뉴햄프셔·사진)가 2일 지명돼, 민주·공화 양당은 상원에서의 의석 분포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그레그 상원의원이 상원 인준을 통과해 상무장관에 임명되면, 후임은 민주당 소속인 뉴햄프셔 주지사가 지명한다. 현재 상원에서는 공화당이 41석, 민주당 성향은 무소속 2명을 포함해 58명이며, 나머지 1석은 미네소타주의 개표결과가 아직 확정되지 않아 미정이다. 그레그의 후임으로 민주당 성향이 지명되고, 미네소타주에서 앨 프랑켄 후보의 승리가 선언되면, 민주당은 공화당의 의사진행 방해를 무력화할 수 있는 ‘슈퍼 60석’을 확보하게 된다.
이때문에 그레그 의원은 공화당 성향의 인물을 임명해 상원 의석 변화가 없어야 한다는 점을 지명 수락의 조건으로 관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쪽도 2010년 선거에 출마할 뜻이 없는 공화당 인사나 지명도가 낮은 무소속 인물을 지명해, 내년 선거에서 의석을 확보한다는 데 암묵적으로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원에서 경기부양법안을 반대했던 그레그가 입각함으로써, 상원에서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의 경기부양법안을 반대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후임으로는 오바마를 지지했던 공화당 출신 전 주지사 월터 티터슨(86)이나 워런 러드만(79) 전 상원의원 등 차기 선거에 출마 가능성이 낮은 공화당 인사들이 거론된다.
한편 세금 미납 문제가 불거진 톰 대슐(61) 보건장관 지명자와 힐다 솔리스(51) 노동장관, 론 커크(54) 통상대표부 대표 등의 인준이 지연되고 있다. 현재까지 백악관이 지명한 31명의 장·차관급 인사 가운데 17명만이 상원 인준을 통과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