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상당한 수”의 미군이 1년 안에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1일 미국 <엔비시>(NBC) 텔레비전 방송 인터뷰에서 ‘내년 슈퍼볼(미식축구 챔피언결정전)이 열릴 때에는 국외에 파병된 장병들이 집에 있을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정부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정책에 관한 구체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또 지난 31일 이라크에서 지방선거가 무사히 치러진 점을 높이 평가한 뒤 “우리는 이라크에 더 많은 책임을 넘겨줘야 할 시점에 있으며, 이는 파병 군인들뿐 아니라 그 가족들에게도 좋은 소식”이라고 강조했다. 미군의 이라크 철군에 우호적 환경이 조성됐음을 환기시키며, 새 이라크 정책의 당위성을 강조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당시 이라크 주둔 미군을 16개월 안에 철수시키겠다고 공약했고, 이미 18개월 이내 아프간 병력 증파를 포함한 아프간 전략 재검토에 착수했다.
2005년 12월 총선 이후 3년 만에 치러진 이라크 지방선거에서는 친미 성향의 시아파 누리 알말리키 현 총리가 이끄는 집권 다와당이 사실상 압승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고 <알자지라> 방송 등이 전했다. 이번 선거는 지난 총선을 거부했던 수니파를 포함해 이라크 내 모든 정파가 참여한데다 별다른 폭력 사태 없이 안정적으로 치러져, 미군의 이라크 철군과 이라크 자치권 이양에 더욱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특히 알말리키 총리는 지난해 봄 내전까지 벌였던 마디 민병대의 근거지인 남부 바스라와 이라크이슬람최고회의(SIIC)가 장악한 시아파 성지 카르발라 등 라이벌 지역에서도 50% 안팎을 득표하며 경쟁 세력을 따돌린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가디언>이 2일 보도했다. 알말리키 총리로서는 그동안의 정통성 및 리더십 취약 시비를 털어내고 올해 말 예정된 총선에서 재집권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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