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장관 인준청문회…김정일 등과도 만날 의향 밝혀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반대 입장이다. 서비스와 기술 분야 등 일부 유리한 내용이 있지만 자동차 등 분야에서는 공정한 무역조건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으며 쇠고기 수출에서도 우려할 점이 있다.”
힐러리 클린턴(61) 미국 국무장관 내정자는 13일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청문회를 앞두고 제출한 서면답변 자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반대한다고 밝히면서, “한국이 재협상할 뜻을 가지고 있다면, 미국은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며 재협상을 요구할 뜻을 분명히했다. 한국 정부의 재협상 불가 방침과의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힐러리는 이날 인준청문회에서 6시간 동안의 증언과 사전에 제출한 79쪽의 답변서를 통해 북한을 비롯해 이란·시리아·쿠바 등 적성국들과도 적극적 외교를 펼쳐나갈 것을 다짐했다. 그는 “북한에 가거나 북한 지도자를 만날 것인지에 대해선 결정된 바 없지만, 미국의 이익을 증진시킬 수 있다면 내가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서 어떤 외국 지도자와도 만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힐러리는 ‘스마트 파워’를 강조하며, 부시 행정부의 선제공격론까지 동원한 일방주의 외교와의 결별을 선언했다. 그는 “우리는 외교, 경제, 군사, 정치, 법률, 문화 등 모든 수단 가운데 상황에 맞춰 올바른 수단의 조합을 구사하는 ‘스마트 파워’를 사용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교가 대외정책의 최우선이 될 것”이며 “미국민과 국익을 지키기 위해서는 필요할 경우 최후의 수단으로 군사력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핵 문제 해결도 우선 과제로 강조했다. 힐러리는 “북한 핵 프로그램의 종식이 우리의 목표”라며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방법으로 이를 종식시키기 위해 단호하고 현실에 기초한 외교를 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6자 회담이 “북한이 올바르게 행동할 수 있도록 압력을 가할 수 있는 매개체”라며 “6자 회담의 틀 안에서 북한과 양자접촉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힐러리는 “모든 대북 협상기록을 재검토하고 있다”며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최적의 방안을 결정하는 매우 공격적인 노력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의무를 다하지 않을 경우 다시 제재를 가하고 새로운 제재도 고려할 것”이라며 상황에 따라 대북 압박도 병행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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