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인구 14만명 감소…실업난 속 백인 이탈 가속
‘캘리포니아 드림’을 꿈꾸는 이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7월까지 한 해 동안 캘리포니아주에서 다른 주로 떠난 이들의 수가 새로 유입된 수를 넘어서 캘리포니아의 인구가 14만4천만명이나 감소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캘리포니아의 인구 감소 폭은 미국 전체 주 가운데 가장 높았으며, 뉴욕주(12만6천명)가 그 뒤를 따랐다.
캘리포니아의 전체 인구가 3800만명에 이르는 데다 이민자와 신규 출생률 증가로 인구가 전반적으론 증가 추세란 점에 비춰본다면 이 정도의 인구 감소는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의 인구 감소가 4년 연속 계속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1990년대 초반 ‘닷컴 버블’ 붕괴 이후 경기침체 때도 이토록 오랫동안 인구 감소 추세가 나타나진 않았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 드림을 퇴색시킨 ‘주범’은 경기침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사태의 여파로 집값은 2006년 한창 때의 3분의 1 수준까지 폭락했다. 하지만 여전히 중산층 서민들이 사기엔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주택압류 비율도 높았다. 시장정보 제공업체 엠디에이(MDA) 데이터퀵은 지난해 이 지역 주택압류 건수가 23만6천건에 달해, 앞선 9년 동안 발생한 모든 건수를 합친 것보다 많았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11월, 캘리포니아의 실업률은 8.4%에 달해, 미국에서 세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해 개인소득은 제자리 걸음을 했다.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재정적자가 앞으로 18개월 동안 416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민들의 세금 인상과 세금 환급 지연도 불가피하다. 이미 예산 부족을 이유로 160억달러에 달하는 공공사업 계획 2천여건에 대한 자금 지원이 중단됐다. 새크라멘토 캘리포니아주립대 캘리포니아 연구 센터의 팀 헛슨은 “캘리포니아는 지금 1970년대 (백인들의 탈주가 잇따랐던) ‘러스트 벨트 주’(북동부 철강 공업지대로)와 비슷한 처지에 있다”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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