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현지시각) 쿠바 혁명 50돌을 맞아 산티아고 중앙광장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혁명군 참전군인 출신의 호세 리베라 카스틸로(72·가운데)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산티아고(쿠바)/AP 연합
작년 라울 의장 취임뒤 개혁 시동
미 오바마 정권과 관계개선 기대
미 오바마 정권과 관계개선 기대
■ 쿠바 혁명 50돌 ■
피델 카스트로, 에르네스트 체 게바라 등이 불을 당긴 쿠바 혁명이 1일(현지시각)로 50주년을 맞았다.
1959년 이날, 카스트로 등이 이끄는 혁명군은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던 풀헨시오 바티스타 독재정권을 무너뜨리고 쿠바에 공산국가를 건설했다. 50년에 걸친 미국의 봉쇄를 견딘 피델에 이어 지난해 2월 동생 라울이 국가평의회 의장에 취임하며 권력이 이양됐다.
점진적 개혁·개방을 예고한 쿠바는 대공황 이후 최대의 자본주의 위기를 바라보며 ‘봉쇄 이후 체제’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 세월은 끊임없는 투쟁의 역사였다.” 혁명 50주년을 맞은 이날 혁명의 성지 산티아고에서 밝힌 라울 의장의 말처럼 쿠바의 지난 세월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지원을 받은 반정부 망명 인사들은 1961년 ‘피그만’을 침공해 혁명을 전복시키려 했고,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에 대한 암살 시도도 계속됐다. 1962년 시작된 미국의 경제봉쇄는 47년 동안 지속되며 쿠바의 숨통을 조였다. 그 사이 공산주의 종주국 소련이 무너졌고, 중국과 베트남도 세계 경제에 편입됐다. 하지만 쿠바는 여전히 살아남아 ‘평등사회 건설’이라는 이상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많은 개발도상국가들이 카스트로를 ‘미국 제국주의’ 위에 우뚝 선 인물로 추앙하며 쿠바 혁명의 업적을 기리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에이피>(AP) 통신은 지적했다.
쿠바는 수준 높은 공공의료와 교육 시스템이라는 “혁명의 업적”을 이뤄냈다. 대학까지 무상교육을 받을 수 있고, 치료비가 없어 죽어가는 일이 없는 나라를 만든 것이다. 쿠바는 전 세계 최고의 문자해독율,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낮은 유아 사망률과 가장 긴 기대 수명을 자랑한다.
지난 2월 취임한 라울 의장은 낡은 사회주의 계획경제를 개선하기 위한 ‘개혁’에도 시동을 걸었다. 융통성 없는 사회주의 계획경제 시스템 탓에 국민의 임금은 고작 20~25달러 선에 묶여 있다. 지난해 7월부터 임금 상한선을 없애고 일반인의 호텔 출입과 휴대폰·컴퓨터 구입 등을 허용하는 개혁이 시작됐다.
하지만 역사적인 혁명 50주년을 맞는 쿠바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다. 화려한 군사 퍼레이드도, 초청된 외국 정상도 없었다. 지난해 쿠바를 세 차례나 강타한 초대형 허리케인으로 100억달러 이상의 피해를 입은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이날 라울 의장은 “앞으론 모든 게 편해질 것이라고 우리 스스로를 속이지 말자. 앞으론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밝혔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악의 축 국가와도 대화하겠다’고 밝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취임이 쿠바 정세에 가장 큰 변수다. 금수조처가 전면 해제되긴 힘들겠지만, 무역과 교류면에서 어떤 형태로든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망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하지만 역사적인 혁명 50주년을 맞는 쿠바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다. 화려한 군사 퍼레이드도, 초청된 외국 정상도 없었다. 지난해 쿠바를 세 차례나 강타한 초대형 허리케인으로 100억달러 이상의 피해를 입은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이날 라울 의장은 “앞으론 모든 게 편해질 것이라고 우리 스스로를 속이지 말자. 앞으론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밝혔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악의 축 국가와도 대화하겠다’고 밝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취임이 쿠바 정세에 가장 큰 변수다. 금수조처가 전면 해제되긴 힘들겠지만, 무역과 교류면에서 어떤 형태로든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망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