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지명해 인종문제로 희석 시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일리노이주 연방 상원의원 후임 자리를 팔아먹으려 한 혐의로 기소된 라드 블라고예비치 일리노이 주지사가 30일 기습적으로 후임 상원의원을 지명해, 미국 정가가 들끓고 있다.
블라예고비치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일리노이주 첫 흑인 주 법무장관 출신의 롤랜드 버리스(71)를 2년 임기의 후임 상원의원에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버리스도 “유죄가 확정되기까지는 무죄”라며 블라예고비치를 두둔하면서 지명을 수락했다.
블라고예비치의 조처는 오바마 후임 문제를 인종문제로 비화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오바마는 상원에서 유일한 흑인 의원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일리노이 출신 하원의원인 바비 러시는 “유일한 흑인 상원의원이 될 버리스의 자격을 인정할 것”을 촉구해 블라예고비치의 의도를 드러냈다.
그러나 해리 리드 민주당 원내대표는 성명을 내고 “형사기소된 주지사가 지명한 인물은 일리노이주의 대표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오바마 당선자도 성명을 통해 “민주당 상원의원들의 입장에 뜻을 같이한다”고 밝혔다. 의회법률 전문가들은 상원 규칙위원회가 특별조사위를 구성해 버리스의 상원 입성을 지연시키는 동안, 주 의회의 탄핵 뒤 후임 주지사가 다시 상원의원을 지명케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제안하고 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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