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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감격시대’ 오고야 말았다

등록 2008-12-29 21:25수정 2008-12-29 23:47

새해 1월20일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된 흑인 민권운동사의 주역들, 1940년대 조종사와 지상요원으로서 유럽과 북아프리카 전선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운 ‘터스키지 에어맨’ 대원들(왼쪽)과 아칸소주 리틀록의 센트럴고등학교에서 백인학생들과 함께 교육받을 권리를 위해 싸웠던 학생들인 ‘리틀록 나인’.(오른쪽)
새해 1월20일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된 흑인 민권운동사의 주역들, 1940년대 조종사와 지상요원으로서 유럽과 북아프리카 전선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운 ‘터스키지 에어맨’ 대원들(왼쪽)과 아칸소주 리틀록의 센트럴고등학교에서 백인학생들과 함께 교육받을 권리를 위해 싸웠던 학생들인 ‘리틀록 나인’.(오른쪽)
흑백분리 교육·군대 차별 깬 주역들
“100년 뒤나 가능할거라 생각했는데”
오바마 취임식 초청된 ‘특별한 흑인들’

새해 1월20일, 미국 역사상 최초인 흑인 대통령의 취임식에 특별한 흑인들이 초청된다. 흑인 민권운동사에 획을 그은 ‘리틀록 나인’과 ‘터스키기 에어맨’이다. 이들은 2007년과 1999년 미국 의회가 주는 최고 시민훈장을 받기도 했다.

‘리틀록 나인’은 흑백 분리교육이 위헌이라는 1957년 대법원 판결이 나온 뒤, 전미흑인지위향상협회(NAACP)가 선발해 아칸소주 리틀록 센트럴고등학교에 등록하게 했던 ‘똑똑한’ 흑인 학생(당시 14~15살) 9명이다. 당시 1900여명의 백인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교문을 막고 욕설을 하고 침을 뱉으며 이들의 등교를 막았다. 심지어 주지사가 주방위군과 경찰을 투입해 등교를 막자,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당시 대통령은 연방 공수사단 병력까지 투입해 학기 내내 이들의 등교를 지원했다. 다음 한 해 동안 학교가 폐쇄되는 우여곡절을 겪은 뒤에야 흑백 통합교육이 실현됐다.

이들 9명은 현재 모두 살아 있지만, 취임식에 모두 참석할 것 같지는 않다. 이들 가운데 스웨덴에서 항공기술자로 일하는 글로리아 레이는 “주먹질과 발길질을 당하면서 정신적·신체적 상처를 입었으나, 그 일을 계기로 학교와 직장의 많은 문이 열렸다”며 취임식에 기꺼이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학생인 엘리자베스 엑퍼드는 “당시 구타당한 뒤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를 겪게 돼 사람들이 모이는 데 가는 걸 견뎌낼 수 없다”며 “취임식에 가고 싶지만, 텔레비전으로 지켜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터스키기 에어맨’은 42~46년 앨라배마주 터스키기 육군항공학교에서 교육받은 조종사 994명과 지상요원 등 1만6천여명의 흑인들을 가리킨다. 이들은 유럽과 북아프리카 전선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움으로써, 군대내 흑백 차별의 벽을 허무는 길을 열었다. 취임식에 초청받은 이들은 초창기 대원들이며, 현재까지 225명이 참석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생존자들 대부분은 80~90대 노인들이어서, 이들이 행사장에 참석할 수 있을지 여부는 취임식 당일 날씨와 숙박, 행사장인 의사당까지의 교통편 제공 등에 달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가운데 2차 세계대전 중 흑인 조종사로는 유일하게 ‘에이스 조종사’로 뽑혔던 리 아처(89) 예비역 중령은 “(흑인 대통령 당선은) 언젠가 일어날 일로 생각은 했지만, 100년 뒤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며 오바마의 당선을 감격스러워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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