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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특파원리포트] 정치가문 판치는 미국 정가

등록 2008-12-21 21:15

류재훈 특파원
류재훈 특파원
특파원리포트
미국에서 세습정치, 족벌정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뉴욕주)의 국무장관 지명으로 공석이 될 자리를 놓고는 뉴욕주의 유력 정치가문들이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다. 클린턴 가문인 힐러리의 후임 자리를 두고 벌어지는 유력 정치가문들의 치열한 경합과 복잡하게 얽힌 인연은 미국 정치의 현 주소이다. 선두주자로 부상한 캐롤라인 케네디는 존 케네디 전 대통령의 외동딸이다. 올해초 오바마 지지선언을 하기 전까지 정치 경력이 전무한 그는 미국 최대 정치가문 중 하나인 케네디 가문 출신이란 이유로 작은아버지인 로버트 케네디가 지켰던 상원의원 후보 1순위에 올랐다.

캐롤라인의 최대 경쟁자는 마리오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의 아들인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 법무장관이다. 쿠오모는 로버트 케네디의 딸인 케리 케네디와 이혼하면서, 케네디 가문과는 앙숙관계가 됐다. 2006년엔 로버트 케네디 2세가 쿠오모를 응징하기 위해 법무장관 경쟁자로 나서려고 한 적도 있다. 정치권력을 위한 정략결혼이 파탄난 사례다.

미국 수정헌법 17조에 따라 공석이 된 상원의원 지명권을 쥔 데이비드 패터슨 뉴욕 주지사도 뉴욕주 국무장관을 지낸 뉴욕 할렘의 정치 대부인 바질 패터슨의 아들이다. 또 다른 상원의원 후보인 톰 수오지 나소카운티 지사는 수십년간 케네디가를 지지해온 조지프 수오지 판사의 아들이다. 수오지 판사와 패터슨은 법률회사의 동업자다. 수오지를 밀고 있는 인사는 오바마를 지지한 캐롤라인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힐러리의 수석고문이었던 해럴드 이케스다.

정치전문지인 <폴리티코>는 이들의 암투를 “검술대결만 없을 뿐 16세기 이탈리아 플로렌스 유력 가문들간의 권력투쟁과 닮았다”며 족벌정치(Nepotism)라고 비판했다. 뉴욕주의 정치 암투는 미국 50개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의 단면일 뿐이다.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당선자는 자신의 오랜 자문역이자 재선에 뜻이 없는 테드 카우프먼에게 상원의원 자리를 넘겨줬다. 이라크에 파병된 자신의 아들이 돌아와 대를 잇게 하려는 조처다. 내무장관에 내정된 콜로라도 상원의원 켄 살라자르는 자리를 친형 존에게 넘겨줄 것으로 알려졌다.

연방 상원의원 100명 중 11명이 전직 상원의원 또는 주지사의 자녀 또는 배우자이고, 연방 하원의원 435명 중에서도 21명이 아버지의 자리를, 5명이 남편의 자리를 물려받았다. 19세기 미국을 돌아보고 프랑스의 귀족정치와 대비해 미국의 민주주의를 높이 평가했던 알렉시스 드 토크빌이 살아난다면, 미국 정치를 귀족정치라고 비판할 것이 분명하다. 워싱턴/

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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