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을 빼는 대가로 현금을 지급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다이어트 방법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펜실베이니아대학의 케빈 볼프 교수 연구팀은 <미국의학협회지>(JAMA) 최근호에 발표한 실험에서, 참가자들에게 16주 동안 16파운드(약 7.25㎏)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피실험자들은 셋으로 나뉘어, △목표를 달성한 이들에게 복권처럼 현찰을 그냥 지급하는 ‘로또 그룹’ △실험 시작 전 참가자들로부터 일정 금액을 갹출해 체중 감량 목표치에 이른 사람들끼리만 나눠갖도록 한 ‘몰아주기 그룹’ △금전적 동기 부여 없이 각 개인의 의지에 맡기는 ‘의지 그룹’으로 분류됐다.
16주 뒤 결과는 판이했다. 로또 그룹은 평균적으로 13.1파운드 감량에 성공했고, 전체 52.6%가 목표치 감량에 성공했다. 몰아주기 그룹도 평균 14파운드가 줄었고, 47.4%가 목표를 달성했다. 의지 그룹은 평균 3.9파운드 감량에 그쳤고 전체 10.5%만이 16파운드 줄이기에 성공했다.
연구진은 현금 지급의 동기 부여가 일정 기간 지속되면 ‘요요 현상’도 극복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예컨대 체중 감량에 금전적으로 보상하는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12~18개월 가량 계속한 사람들은 스스로 다이어트의 효과를 절감하고 체중을 유지하려 든다는 것이다. 금연과 마약중독자 치료에도 같은 방법을 시도하고 있는 볼프 교수는 “우리는 미래의 건강 비용을 경시하기 쉽다. 중요한 것은 지금 뭔가 만족감을 주는 것”이라며, 기업이나 보험사들도 인센티브를 통한 직원 및 가입자들의 체중 및 건강 관리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시사주간 <타임> 온라인판은 “믿는 사람에게 100달러를 준 뒤, 당신이 다이어트 수칙을 어기면 당신과 반대 성향의 정치단체에 기부하라고 약속할 것”을 10일 제시했다. 이를테면 석유회사 직원이 다이어트에 실패하면 환경운동단체 그린피스에 100달러를 기부하는 형태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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