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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오바마 상원직’ 팔려던 일리노이 주지사 체포

등록 2008-12-10 20:06수정 2008-12-10 23:34

라드 블라고예비치(51)
라드 블라고예비치(51)
상원의원 공석일때 지명할 권한 악용
9일 미국인들은 버락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으로 공석이 된 상원의원 자리를 팔아넘기려 했던 라드 블라고예비치(51·사진) 일리노이 주지사의 체포 소식에 경악했다.

블라고예비치는 이날 아침 일찍 들이닥친 연방 수사요원들에게 집에서 붙들려 연방법원에 웃옷으로 얼굴을 가린 채 출두했다. 그는 일단 4500달러의 보석 보증금을 내고 풀려났다. 비서실장인 존 해리스(46)와 함께 적용된 혐의는 독직과 사기, 뇌물교사 등이다. 미국 대부분의 주는 연방 상원의원이 공석이 되면, 주지사가 후임을 지명한다.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74쪽의 수사기록을 보면, 블라고예비치는 대통령 선거 전날인 지난달 3일 한 보좌관과 전화로 ‘상원의원 후보 1’이라 지칭한 사람을 임명하는 대신 대가를 받는 문제를 상의했다. 그는 상원의원직을 팔아 챙긴 수백만달러로 비영리 재단을 설립해, 주지사 퇴임 뒤 자신이 고액연봉의 자리로 가려는 계획도 세웠다고 검찰은 고소장에서 밝혔다. 블라고예비치는 또 만족할 만한 금액을 제시하는 후보가 없으면 자신을 상원의원에 임명해 2016년 대선에 출마할 야심도 드러냈다. 그는 부인을 연봉 15만달러의 기업체 이사에 앉히려고도 했다. 시카고컵스의 홈구장 ‘리글리필드’를 매각하는 문제에 대해 비판적이었던 <시카고 트리뷴>의 편집진을 교체하라는 압력을 행사한 혐의도 받고 있다.

패트릭 피츠제럴드 연방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를 서둘러 체포한 이유에 대해 “(후임 상원의원 지명과 같은) 임박한 행동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며 “그의 부패범죄 행위는 무덤 속의 링컨을 돌아눕게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세르비아계 이민 2세인 블라고예비치는 고학으로 변호사가 돼 주 하원의원과 연방 하원의원을 거쳐 2002년 부패한 공화당 주정부를 일소할 개혁적인 주지사로 당선돼, 재선까지 성공했다. 그러나 2002년 선거 직후부터 불법선거와 매직 등의 혐의로 연방검찰의 수사를 받았다. 부인도 주정부 계약에서 구문을 받았다는 구설수에 올랐다. 이런 잇따른 추문으로 지지율 10% 최악의 주지사로 낙인찍혔다 이번에 꼬리가 잡힌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는 이번 사건으로 적잖은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됐다. 오바마는 이날 앨 고어 전 부통령과 면담 뒤 회견에서 “주지사나 주지사 사무실과 접촉한 적이 없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랐다”며 “일리노이주에 아주 슬픈 일이라는 말 외에 언급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피해갔다.

후임 상원의원 지명은 복잡하게 됐다. 블라고예비치의 상원의원 지명을 막으려고 그의 사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들끓는다. 블라고예비치가 사임을 거부할 것으로 보여, 그의 탄핵이나 후임 상원의원을 뽑는 보궐선거를 앞당겨 치르자는 주장도 쏟아진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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