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있는 한 포드자동차 영업소에서 2일 전시된 차량들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포드는 11월 판매 대수가 12만3222대에 그쳐, 지난해보다 31%나 떨어졌다고 이날 발표했다. 마이애미/AP연합
미국 자동차업체 ‘빅3’가 2일(현지시각) 자구책을 내놓고, 미 정부에 340억달러(약 50조원)의 구제금융을 요청했다. 이는 당초 요구했던 것보다도 90억달러가 많은 것이다. 특히 지엠과 크라이슬러는 이달 말까지 정부가 40억~70억달러를 긴급 지원해주지 않으면 당장 부도가 날 수도 있다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이날 보도했다.
지엠은 이날 자동차 시장 여건이 악화될 경우에 대비한 신용자금 60억달러 등 총 18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정부에 요청했다. 지엠은 내년 3월까지 120억달러를 대출해 달라며, 특히 이달 말까지 40억달러를 긴급 투입하지 못하면 부도가 날 수 있다고 처음 공개했다. 크라이슬러도 “즉각적인 자금 유입 없이는” 내년 1분기를 넘기기 힘들다며, 이달 말까지 70억달러를 대출해 줄 것을 요청했다. 빅3 가운데 가장 먼저 자구책을 공개한 포드는 자체 보유 현금으로도 내년 말까지는 정부의 지원 없이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최악의 사태에 대비해 90억달러의 신용자금을 요구했다.
자동차 3사는 구제금융 지원을 받기 위해 자구책 안에 공장 통·폐합과 고연비 차량 생산, 소형차 생산 주력 등의 방침을 담았다. 이를 통해 2011~2012년까지 수지균형 달성이나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정부에 손만 벌린다는 비난을 피하려고, 앨럴 멀렐리(포드), 릭 왜고너(지엠), 로버트 나델리(크라이슬러) 최고경영자(CEO)들은 연봉을 1달러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전용기’ 파문에 호되게 당하자, 의회 청문회 참석 때는 자동차를 타고 디트로이트에서 워싱턴까지 800㎞를 이동한다는 계획이다.
이 자구책을 바탕으로 미 의회는 4~5일 청문회를 연다. 구제금융 지원 여부는 최종적으로 8일 표결에 부쳐진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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