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각료인선 급물살…‘클린턴 3기’ 비판도 적잖아
버락 오바마 차기 미국 행정부의 백악관 비서실 주요 자리 인선이 마무리되면서 25명의 행정부 각료급에 대한 인선 작업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19일 부인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국무장관에 임명됐을 때 이해충돌을 빚을 수 있는 모든 요인을 제거하라는 오바마 인수위의 요구 조건들을 모두 수용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혀, 힐러리의 국무장관 임명은 사실상 굳어지고 있다.
오바마는 이날 자신의 정치적 대부이자 대선 출마의 든든한 배경인 톰 대슐(60) 전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를 전국민의료보험 개혁과 줄기세포 연구 허용 문제를 담당할 보건복지부 장관에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슐은 지난 2월 의료보험제도 개선과 관련해 전국민의료보험제도를 총괄하는 연방준비위와 유사한 연방건강위 설치를 제안했다. 법무장관에는 에릭 홀더(57) 전 법무차관이 사실상 낙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 관계자들은 최종결정이 내려진 것은 아니다며 국무·재무·국방장관이 결정된 이후에 명단이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재무장관을 놓고는 티모시 가이스너(47) 뉴욕 연방준비은행총재와 로런스 서머스(53) 전 재무장관 두 사람이 여전히 경합중이다. 공화당에 할당될 1명의 각료로 유력하게 검토되는 로버트 게이츠(65) 현 국방장관은 이라크 철군 등을 수행하게 될 것이 유력시된다. 국토안보부 장관에는 경선과정에서 오바마를 지지했던 재닛 나폴리타노(51) 애리조나 주지사, 상무장관에는 오바마 선거캠프의 전국재무위원장인 시카고 여성 기업인 페니 프리츠커(49)가 유력한 후보다.
인수위는 이날 선거캠프의 수석전략가였던 데이비드 액설로드(55)를 백악관 선임고문에, 그리고 그레고리 크레이그(63)를 법률고문에 공식임명해, 비서실의 주요 자리 인선을 마무리했다. 인수위는 선거공약 이행을 돕게 될 안보·경제·교육 등 7개 실무그룹을 구성하고 책임자를 발표했다. 외교분야는 수전 라이스(45) 전 국무부 아프리카 담당 차관보와 제임스 스타인버그(55) 전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 경제분야는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유력시되는 대니얼 타룰로(48) 전 국무차관이 맡았다.
‘클린턴 사단’의 부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클린턴 행정부 경력자들은 경선과정에서 힐러리에 등을 돌리고 오바마의 개혁적 공약에 적극 동조한 인사들이 대부분이다. 힐러리 진영의 인사들은 소수이다.
백악관 보좌진들은 선거운동 과정 등에서 ‘충성도’를 보인 보좌진 중 의회 경험이 많은 워싱턴통들과 믿을 만한 시카고 인맥들로 채워졌다. 조지 부시 대통령이 워싱턴 경험이 전무한 ‘텍사스 사단’에 의존했던 것과는 달리 오바마가 개혁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의회와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오바마 측근들도 “오바마 차기 대통령이 변화의 상징이기 때문에 그 휘하 사람들이 과거 정권에서 일했다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한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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