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오른쪽)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17일 시카고에 있는 정권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대선 이후 처음으로 공화당 후보였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만나 당면한 현안들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시카고/AFP 연합
힐러리 이어 매케인과 회동
“워싱턴은 개혁 필요” 공감
“워싱턴은 개혁 필요” 공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팀 오브 라이벌스’(Team of Rivals, 맞수 포용하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오바마 당선자는 17일 대선 경쟁자였던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과 만나 주요 현안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당내 경선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의원과 비공개 회동을 한 지 사흘 만이다.
두 사람은 시카고에 있는 오바마 정권인수팀 사무실에서의 회동을 마친 뒤 공동성명을 내어 “미국인들은 두 지도자가 현 시기의 긴급한 도전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워싱턴의 ‘나쁜 관행’을 바꾸는 데 협력하기를 바란다는 데에 동의했다”고 밝혔다고 <뉴욕 타임스> 등이 18일 보도했다. 대통령 당선자가 선거 2주가 채 안돼 경쟁 상대와 만나 화해·협력을 다짐하고 공동성명까지 낸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두 사람은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금융위기 대처, 신에너지 경제 건설, 국가 안보와 같은 시급한 문제들에 대해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워싱턴 포스트>는 18일 “매케인 의원이 기후변화, 이민자 문제, 관타나모 기지 폐쇄 등을 포함해 광범위한 분야에서 ‘존경할만한’ 토론을 했으며, 워싱턴에 개혁의 공기(air)가 필요하다는 점에도 의견이 일치했다”고 오바마 당선자의 한 고위보좌관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매케인 의원은 회동에 앞서 오바마 정부를 도울 것인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물론이다”고 대답했다.
오바마 당선자는 무엇보다도 현재 백악관 쪽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있는 2차 경기부양책을 추진하는 데에도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의) 도움을 바랄 수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분석했다. 신문은 나아가, “대선 경쟁자가 다시 미래의 정치적 반대자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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