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권인수 ‘2시간 논의’…친근감 표시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 부부가 10일 당선 뒤 처음으로 백악관을 찾아 조지 부시 대통령 부부와 만났다.
<시엔엔>(CNN) 등 외신들은 현직 대통령과 차기 대통령 부부의 첫 만남이 전반적으로 화기애애하고 깍듯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오바마 당선자는 자동차 업계 지원을 놓고 부시 대통령을 압박했고, 부시 대통령은 자유무역협정을 받아들이라고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부인 로라 여사와 함께 백악관 건물 남쪽 현관으로 나와 예정보다 조금 일찍 도착한 오바마 부부를 맞았다. <워싱턴 포스트>는 11일 “실제 시간은 짧았지만, 상징성은 길이 남을 만남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부시 대통령 부부는 오바마 당선자 부부에게 백악관 곳곳을 안내한 뒤 로즈가든에서 사진기자들을 위해 나란히 포즈를 취했다.
부시 대통령과 오바마 당선자는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1시간 가량 배석자 없이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당선자가 1주일만에 백악관을 조기 방문한 것이나, 배석자 없는 비공개 논의를 1시간이나 지속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두 사람이 나눠야 할 얘기가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데이너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과 당선자가 편안하고 친근한 분위기에서 유익하고 건설적인 만남을 가졌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경제위기 대책과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정권 인수 등이 주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정권인수팀의 스테파니 커터 대변인은 “경제와 안보 문제 등 긴급 현안이 쌓인 상황에서 정권인수에 긴밀히 협력하는 것에 대해 광범위한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워싱턴 포스트>는 “두 사람은 주로 경제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으며, 오바마 당선자는 부시 대통령에게 자신의 추가 경기부양책과 자동차산업 지원 방안에 대한 신속한 승인을 촉구했다”고 양쪽 보좌관들의 말을 따 보도했다.
오바마 당선자는 로즈가든에서 오벌오피스로 옮겨가는 길에 부시 대통령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한 행동연구가는 <시엔엔>과 인터뷰에서 “이런 행동은 권력의 추가 오바마에게 넘어갔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퍼스트 레이디들의 만남은 별도로 이뤄졌다. 로라 여사는 미셸에게 오바마 가족의 ‘집’이 될 이그저큐티브 맨션을 비롯한 백악관 곳곳을 소개하며 향후 백악관 생활에 대해 조언했다. 두 사람의 첫 만남은 퍼스트 레이디로서보다, 주부이자 아이 엄마로서의 만남에 가까웠다.
샐리 맥도너 대통령부인 대변인은 “로라가 미셸과 함께 2,3층의 침실과 거실, 응접실을 안내했으며, 가족생활, 특히 딸 양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11일 “전통적으로 백악관 장식은 퍼스트 레이디의 취향에 따라 꾸며져왔으며, 이에 따라 미셸은 특히 새 대통령의 집무실 책상부터 직접 골라야 한다”고 보도했다.
두 현, 차기 대통령 부부가 만나는 동안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은 오바마 정권인수팀의 로버트 깁슨 대변인에게 백악관 대변인실 등 언론관련 집무실을 안내했다. 깁슨 대변인은 오바마 정부에서 언론 관련 고위직을 담당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회동이 끝난 뒤 오바마 당선인을 대기 중인 캐딜락 리무진까지 안내하며 배웅하는 등 예우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두 현, 차기 대통령 부부가 만나는 동안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은 오바마 정권인수팀의 로버트 깁슨 대변인에게 백악관 대변인실 등 언론관련 집무실을 안내했다. 깁슨 대변인은 오바마 정부에서 언론 관련 고위직을 담당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회동이 끝난 뒤 오바마 당선인을 대기 중인 캐딜락 리무진까지 안내하며 배웅하는 등 예우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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