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 4월14일 부활절 미사를 마친 존 에프 케네디 대통령 가족이 플로리다 팜비치의 케네디 저택 앞에서 찍은 사진. 당시 캐럴라인(오른쪽)은 5살, 존은 3살이었다. AP 연합
어린 두자녀·우아한 아내 ‘닮은 꼴’
‘안주인’ 미셸 정계진출 여부도 관심
‘안주인’ 미셸 정계진출 여부도 관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정권 인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백악관에서 오랜만에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들려줄 오바마 가족의 모습에도 대중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내년 1월20일 백악관으로 이사하는 두 딸 말리아(10)와 사샤(7)는 30여년 만에 백악관에 들어오는 10살 이하의 ‘어린 주인’들이다. 지미 카터 대통령이 1977년 취임 당시 10살짜리 에이미를 데리고 간 게 마지막이다. 에이미는 카터 전 대통령이 마흔셋에 본 딸로, 첫째 잭과는 스무살이나 차이가 나는 ‘늦둥이’ 막내였다. 1993년 임기를 시작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외동딸 첼시는 13살이었다.
오바마와 비슷한 가정을 찾으려면 한참 더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백악관과 어린이’의 이미지는 1961년 4살배기 캐럴라인과 갓난이 존을 데리고 백악관에 입성했던 존 케네디 대통령 가족이 선명하게 남겼다. 캐럴라인이 조랑말 매커로니와 함께 놀던 장면이나, 존이 대통령 집무실 책상에서 숨바꼭질을 하던 이야기는 지금도 백악관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미국인들의 추억이다. 말리아와 사샤도 이들처럼 백악관에 생기를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오바마의 부인 미셸이 프린스턴대와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변호사라는 점에서, 과거 힐러리 클린턴처럼 권력욕을 드러낼지 여부에도 뜨거운 관심이 쏠린다. 미셸 본인과 주변 지인들은 입을 모아 “가장 주된 관심사는 두 딸의 워싱턴 생활 정착이 될 것”이라며 이를 부인한다. 지난 2월 <뉴스위크>가 “자신에게 주의를 끄는 데 관심을 가진 적이 없었다”고 평한 바 있는 미셸은 워싱턴 정치보다는 여성의 사회활동과 군인 부부, 자원봉사 활성화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정계 진출 가능성은 적다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패션 업계는 미셸처럼 젊고 우아한 퍼스트레이디의 등장이 케네디 대통령의 부인 재클린 이후 처음이라며 흥분하고 있다. 전세계 모델들이 모두 꿈꾸는 패션 전문 <보그>의 표지 모델로 거론될 정도다. 지난 4일 오바마의 당선 연설 때 입고 나온 드레스에 대해 이 잡지는 “굉장했다. 자신이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잘 안다는 자신감을 보여줬다”고 극찬했다. 미셸은 지난해 <배니티페어>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옷 잘 입는 사람 10명’으로 꼽힌 바 있다. 유명 브랜드와 디자이너 옷이 아니라, 온라인쇼핑 등 저렴한 옷을 통해 자신의 스타일을 표현하는 그의 감각에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미국 제44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 4일 저녁 당선이 확정된 버락 오바마 가족이 시카고 그랜트파크에 마련된 축하행사 무대에 들어서고 있다. 시카고/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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