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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오바마 위기극복 몰두…북핵·FTA 해결 시간 걸릴 것”

등록 2008-11-07 19:14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지난 1일 워싱턴 시내 아시아재단 사무실에서 버락 오바마 차기 행정부의 외교 정책을 놓고 대담을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차례로 피터벡 아메리칸대 교수, 스캇 스나이더 아시아재단 선임연구원,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지난 1일 워싱턴 시내 아시아재단 사무실에서 버락 오바마 차기 행정부의 외교 정책을 놓고 대담을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차례로 피터벡 아메리칸대 교수, 스캇 스나이더 아시아재단 선임연구원,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미국 오바마시대 개막
미 전문가 ‘한반도 정책’ 대담

‘변화’를 화두로 내세운 버락 오바마 차기 행정부의 등장은 미국 외교정책에 큰 변화를 예고한다. 스캇 스나이더 아시아재단 선임연구원과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피터 벡 아메리칸대 교수 등 워싱턴의 젊은 한반도 전문가들이 오바마 행정부에 거는 기대와 예상되는 변화에 대해 대담을 나눴다. <한겨레>가 주최한 이번 대담은 오바마의 당선이 유력하던 지난 1일 워싱턴 시내 아시아재단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미국이 북한 강하게 포용하면
이명박 정부 어깃장 놓을수도

피터 벡 아메리칸대학 교수
피터 벡 아메리칸대학 교수
한미관계에 대한 오바마 행정부의 영향

스나이더 오바마 당선자는 한미동맹뿐 아니라 동반자관계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하게 발언해왔다. 그러나, 오바마는 분명하고도 아주 강력하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입장을 밝혔다. 70만대와 5천대라는, 한미간 자동차 판매 격차 같은 문제는 뭔가 새롭게 정의돼야 한다. 이건 재협상에 대한 얘기가 될 수도 있고, 관리무역에 대한 요구일 수도 있다. 어떤 경우든 적어도 새 행정부 초기엔 한미자유무역협정 비준은 어려울 것이다.

한미 정부의 정치적 추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한국은 오른쪽으로 갔고, 미국에서는 대통령과 의회가 왼쪽으로 이동했다. 미국이 북한을 강하게 포용할 경우, 이명박 정부가 아주 불편해 하면서 어깃장 놓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양국 대통령의 세계관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고려하면 90년대(클린턴-김영상 정부 당시)로 돌아가는 것이다.

스나이더 한미의 정치적 시계추가 일치하지 않을 때 나타날 도전에 대해선 공감한다. 그러나 특정 이슈에 대해 어려움이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양국 정부 간에 유대관계가 있다. 그런 유대는 한미자유무역협정같은 문제들을 헤쳐나가기 위해 의존해야 할 힘이다.

클링너 다른 요인이 있다면 세계금융위기다. 이론적으로 자유무역, 양자무역은 증대되겠지만, 경제가 안 좋을 때는 자유무역이 광범한 초당적 지지를 얻는 게 어렵다. 한미 자유무역협정의 중요성, 그리고 통과되지 않을 경우 양국이 경제적·지정학적으로 치를 대가들을 감안하면 비준에 대해 조금은 낙관적이다.

오바마 행정부의 북핵 해법

스나이더 북핵 문제 해결에 나서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 내 세 파벌 간의 의견조정이 필요하다. 첫번째,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그룹은 현재 외교노선에서 대북 포용을 확대하는 노선으로, 6자회담의 맥락에서 북핵 문제를 다루려 할 것이다. 두번째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 그룹은 일차적으로 양자관계에 주목해 북한과의 신뢰구축 증진에 초점을 맞추고, 고위급 대화에 적극적일 것이다. 나머지 세번째 비확산그룹은 부시 행정부가 비핵화 진전을 위해 합의한 기존 계획에 더 높은 기준을 설정하려고 한다.

한미정부 정치적 추 반대방향
새정부 초기 FTA 비준 힘들어

스캇 스나이더 아시아재단 선임연구원
스캇 스나이더 아시아재단 선임연구원
클링너 오바마는 강력한 외교에 대해 얘기해왔지만, 후보 시절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질 않았다. 강력한 외교가 무엇인지 세부사항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그러나 외교를 통한 북한의 핵 포기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북한에 특별한 제안을 하거나 군사적 위협을 가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오바마 당선자는 먼저 경제와 국내문제에 몰두하게 될 것이다. 대북정책의 단절은 없겠지만, 클린턴 행정부 때처럼 몇년 간 힘을 쏟고도 성과를 내지 못한 ‘선의의 무시’(benign neglect) 정책이 될 가능성도 우려된다. 최소한 다음 6자회담을 가능한 이른 시일 안에 열어야 한다.

오바마 정부의 북핵협상 출발점

클링너 1월 취임까지도 북미가 합의한 검증합의서를 공식화할 6자회담이 열리지 않는다면, 새 행정부는 합의를 공식화할 6자회담을 소집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검증합의서를 진전시키는 데서 문제는 힐 차관보가 검증합의와 관련해 미국이 원하는 모든 것을 담고 있다고 밝힌 북-미간 구두합의 사항을 북한이 서면합의에 포함시키지 않으려 할 것이라는 점이다.

스나이더 잘 포장된 검증합의서가 새 행정부에 건네질 것이다. 그러나 포장 안 선물의 품질에 대해선 잘 모른다. 새 행정부가 3단계의 폐기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잘못된 가정일 수도 있다. 새 행정부가 기존 합의를 수정하려 하게 되면 문제는 아주 복잡해진다. 클링너가 말한 대로, 합의의 많은 부분이 구두로 돼 있다.

리처드 홀브룩이 새 국무장관이 된다면 힐이 국무차관으로 승진해 일을 계속할 수 있을 것이란 얘기도 있다. 힐의 후임 자리에 여러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다. 누가 되든 대북정책을 재검토하게 될 것이다. 검증합의서나 북한의 신고 등 지난 6~9개월 간 힐이 이룬 성과는 공개되지 않았다.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 조건

클링너 오바마 쪽에서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을 밝힌 것은 부시 행정부와 차별성을 두려고 했던 것이다. 정상회담을 서두르지 않고, 몇가지 전제조건을 내세울 것으로 본다.

클린턴 행정부 때도 대통령이 평양에 가야할지에 대해 내부에서 큰 논쟁이 벌어졌고, 결국 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오바마 정부가 똑같은 기준을 적용하리라고는 보지 않지만, 워싱턴에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에 대해 의심하는 분위기는 확실히 있다. 또 차기 정부의 초점은 국내정책이다. 대외정책만 놓고 보더라도 북한문제는 잘해야 3~4번째이다.

스나이더 정상회담 발언은 국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능한 외교적 도구들을 모두 사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본다.

6자 회담·양자 대화 서둘러야
북핵관련 특별한 제안 가능성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6자회담과 중국에 대한 새 행정부의 접근

스나이더 전반적인 미중관계에 대해서는 아주 긍정적인 기대가 있지만, 오바마 당선자가 선거운동 후반 중국의 노동, 경제 문제 등을 지적했던 점이 다른 분야 협력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클링너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에 대해선 논란이 있다. 생각하는 것보다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6자회담에서 중국이 많은 역할을 했지만, 북한의 비핵화 의지 문제에 대해선 큰 진전을 보지 못했다. 중국은 동북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미국 대통령은 문제 해결에서 중국의 선의에 의존할 수는 없다. 다자대화의 맥락에서 좀더 많은 양자대화가 있어야 한다.

부시 행정부에서 중국의 역할은 두드러지게 커졌다. 북한에 압박을 가할 때 중국의 동의 없이는 외교가 작동하지 않는다. 중국의 역할은 더욱 더 중요해지고 있다.

일본과의 관계 변화

고이즈미-부시의 관계를 돌아본다면, 미일관계가 이렇게 빨리 악화된 것은 아이러니다. 미일관계의 재건이 오바마 행정부의 우선순위겠지만, 일본이 6자회담의 걸림돌로 비쳐지고, 북한도 납치문제에 대한 조처를 취하지 않을 것이란 점에서 근본적인 어려움이 있다. 이 문제는 오바마 정부에게 도전이 될 것이다.

클링너 미일관계는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는데도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했다고 해서 아주 악화됐다.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를 계기로, 일본은 공개적으로, 한국은 비공식적으로 미국의 안보 공약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스나이더 일본과의 관계에서 오바마 행정부는 두가지 도전에 직면해 있다. 하나는 일본은 국내정책에 초점을 두고 있는데, 미국은 일본을 동북아의 게임에 끌어들이려 한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과거사문제에서 일본이 주변국의 신뢰를 얻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일본은 미국 공화당이 친일, 민주당이 반일이라고 여긴다. 그러나 미국 내에는 동북아에서 일본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초당적인 이해가 있다.

클링너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에 대해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비현실적으로 너무 높은 기대를 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이 세계의 여론을 무시했다면, 오바마 당선자는 미국 밖의 입력에 매우 수용적일 것이다. 그러나 클린턴 대통령처럼 외부의 압력에 순응적이면 미국 내 비판을 맞게 된다. 새 대통령이 걷게 될 어려운 길이다.

스나이더 우리는 아주 중요한 이행기를 맞고 있다. 많은 미국인들과 세계 여러나라들이 비판하는 미국의 역할에 대해, 오바마 행정부가 어떻게 대응하고 바로잡을지 주목된다.

진행·정리·사진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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