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함께 위기의 미국 경제 수술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는 ‘오바마노믹스’의 주역들로는 풍부한 경험을 갖춘 전문가들이 쟁쟁하다. 이들은 행정부에 기용되느냐와 관계없이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정책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티머시 가이스너(47) 뉴욕연준 의장은 안정적인 운영방식과 화합·조정을 중시하는 스타일로 오바마와 ‘코드’가 맞는 인물이라고 <뉴 리퍼블릭>은 평가했다. 그는 2003년 43살의 젊은 나이로 뉴욕연준 의장에 올랐다. 최근 금융위기 대처 과정에서 시장 개입에 회의적이었던 헨리 폴슨 재무장관과 벤 버냉키 연준 의장보다 실용적 목소리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로런스 서머스(53) 전 재무장관은 이번 대선에선 오바마 캠프의 자문을 맡았으며, 경제위기 타개책으로 더욱 폭넓은 정부 개입을 주문했다. 미국의 대표적 거시경제 학자로 꼽히는 서머스는 세계은행 이코노미스트 출신으로, 임기 뒤 하버드대 총장으로도 잠시 재직했다.
<로이터> 통신이 전문가 4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대다수(38명)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유임을 예상했다. 신용 경색 완화를 위해 금융기관에 새로운 대출창구를 열어주는 등 연준이 최근 내놓은 일련의 대책들이 좋은 평가를 얻은 셈이다. 금융정책의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는 요구도 작용했다.
1995~99년 클린턴 행정부 1, 2기에 걸쳐 재무장관을 역임한 로버트 루빈(70) 외교관계협의회(CFR) 공동회장도 오바마 대선 캠프의 ‘막후 자문’으로 활약했다.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와 시티그룹 회장 등 화려한 월가 경력에서 보듯, 월가 안팎에서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자랑한다. 재무장관 시절 재정적자 해소에 기여했으나, 월가에 대한 규제·감독에 반대한 바 있어, 현재 진행 중인 정부의 구제금융안과는 거리가 있다.
백전노장 폴 볼커(81) 전 연준 의장도 ‘오바마노믹스’의 자문단이다. 79~87년 연준을 이끌며 인플레이션을 극복하면서 그 뒤 20여년간 ‘호황’의 기반을 다졌다. 너무 고령이란 지적이 나오지만, 금융시장의 신뢰 회복과 기능 활성화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경험으로 금융산업구조 개편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오바마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중도 성향의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대 경제학과 교수나, 세계화의 이익을 강조해 온 제이슨 퍼먼 전 브루킹스연구소 해밀턴프로젝트 국장도 큰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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