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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택거래 9월 증가
신규·기존주택 판매 전달보다 늘어
“위기이전 계약·저가매물 탓” 일축
루비 교수 “집값 40% 더 빠질 것” 세계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 주택시장이 바닥을 쳤나? ‘반짝’ 회복일 뿐인가? 미국 상무부는 9월 신규 주택 판매 건수가 46만4천여건으로, 지난달보다 2.7% 늘었다고 27일 발표했다. 8월(45만2천건)에 비해 2.2% 감소할 것이란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깬 반등이다. 판매가 늘면서 신규 주택 재고량도 39만4천채로, 지난달보다 7.3%나 줄었다. 2004년 6월(38만3천채) 이후 최저치다. 지난 24일 기존 주택 판매 건수가 8월보다 5.5%(518만건)나 늘었다는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발표 뒤에 나온 이 소식에, 꽁꽁 얼어붙은 미 주택 시장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가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반짝’ 회복일 뿐이란 비관론이 지배적이다. <뉴욕 타임스>는 이날, 9월 신규주택 판매 계약 대부분이 금융위기 발생 이전에 이뤄졌기 때문에, 신용 경색 이후의 영향이 반영된다면 판매 상황은 악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신용 경색에 따른 증시 폭락과 실업자 급증이 주택 시장의 전망을 더 어둡게 한다고 지적했다. 주택 가격 급락에 따른 일시적 반등일 뿐이란 주장도 나온다. 상무부의 이날 발표에 따르면 신규 주택판매 가격은 21만8400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9.1%나 떨어졌다. 2004년 9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판매가 늘었음에도 집값 하락세가 여전함을 보여준다. 집값 폭락이 극심했던 서부(22.7% 증가)를 제외하고, 북동부와 중서부의 신규 주택 판매가 각각 21.4%, 5.8%씩 줄어들었다는 점은 급락한 가격이 판매 상승의 주 요인임을 보여준다.
2006년 금융위기를 예측했던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27일 “미국 주택가격 하락세가 2010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루비니 교수는 이날 <블룸버그 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미국 주택가격이 대공황 이후 최대폭으로 하락할 것”이라며 “연간 하락률 16%씩, 2010년까지 누적 하락폭이 40%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모기지를 통해 주택을 구입한 5천만 가구 중 2100만 가구의 주택가격이 모기지 금액보다 낮아질 것”이라며 “사람들은 집을 포기하고 싶은 유혹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집값 하락이 계속되면 소비자들이 모기지 상환 자금을 구하기 더 어렵게 된다. 실제로 3분기 미국의 주택 차압 건수는 1년 전에 비해 70%나 늘어난 76만5558채에 달했다. 차압 주택의 증가는 다시 집값 하락으로 이어진다. 전미주택건설협회(NAHB)의 데이비드 사이더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악순환의 고리가 여전히 작동 중”이라고 표현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위기이전 계약·저가매물 탓” 일축
루비 교수 “집값 40% 더 빠질 것” 세계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 주택시장이 바닥을 쳤나? ‘반짝’ 회복일 뿐인가? 미국 상무부는 9월 신규 주택 판매 건수가 46만4천여건으로, 지난달보다 2.7% 늘었다고 27일 발표했다. 8월(45만2천건)에 비해 2.2% 감소할 것이란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깬 반등이다. 판매가 늘면서 신규 주택 재고량도 39만4천채로, 지난달보다 7.3%나 줄었다. 2004년 6월(38만3천채) 이후 최저치다. 지난 24일 기존 주택 판매 건수가 8월보다 5.5%(518만건)나 늘었다는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발표 뒤에 나온 이 소식에, 꽁꽁 얼어붙은 미 주택 시장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가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반짝’ 회복일 뿐이란 비관론이 지배적이다. <뉴욕 타임스>는 이날, 9월 신규주택 판매 계약 대부분이 금융위기 발생 이전에 이뤄졌기 때문에, 신용 경색 이후의 영향이 반영된다면 판매 상황은 악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신용 경색에 따른 증시 폭락과 실업자 급증이 주택 시장의 전망을 더 어둡게 한다고 지적했다. 주택 가격 급락에 따른 일시적 반등일 뿐이란 주장도 나온다. 상무부의 이날 발표에 따르면 신규 주택판매 가격은 21만8400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9.1%나 떨어졌다. 2004년 9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판매가 늘었음에도 집값 하락세가 여전함을 보여준다. 집값 폭락이 극심했던 서부(22.7% 증가)를 제외하고, 북동부와 중서부의 신규 주택 판매가 각각 21.4%, 5.8%씩 줄어들었다는 점은 급락한 가격이 판매 상승의 주 요인임을 보여준다.
2006년 금융위기를 예측했던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27일 “미국 주택가격 하락세가 2010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루비니 교수는 이날 <블룸버그 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미국 주택가격이 대공황 이후 최대폭으로 하락할 것”이라며 “연간 하락률 16%씩, 2010년까지 누적 하락폭이 40%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모기지를 통해 주택을 구입한 5천만 가구 중 2100만 가구의 주택가격이 모기지 금액보다 낮아질 것”이라며 “사람들은 집을 포기하고 싶은 유혹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집값 하락이 계속되면 소비자들이 모기지 상환 자금을 구하기 더 어렵게 된다. 실제로 3분기 미국의 주택 차압 건수는 1년 전에 비해 70%나 늘어난 76만5558채에 달했다. 차압 주택의 증가는 다시 집값 하락으로 이어진다. 전미주택건설협회(NAHB)의 데이비드 사이더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악순환의 고리가 여전히 작동 중”이라고 표현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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