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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국 디플레이션 공포 ‘스멀스멀’

등록 2008-10-20 18:58수정 2008-10-20 19:16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 가능성 시사
미국발 금융위기가 ‘경기후퇴’에 이어 ‘디플레이션’ 공포를 몰고 왔다.

미 정책 당국자들은 내년 미국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지게 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 등이 18일 보도했다.

디플레이션은 장기간 폭넓게 물가가 하락하는 현상이다. 흔히 물가가 떨어지면 좋은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수요 감소로 인한 가격 하락은 기업의 매출을 줄여 결국 고용을 감소시키고, 이로 인해 다시 수요가 줄어드는 악순환으로 이어져 경제에 큰 타격을 주게 된다. 주가 하락과 부동산 거품 붕괴로 10년 넘게 ‘제로 성장률’을 기록했던 1990년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과, 25%의 실업률로 고통받던 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이 대표적이다.

미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를 비롯한 경제 전문가들은 현 상황이 디플레이션을 언급할 정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가능성조차 배제하고 있다는 얘기는 아니다. 재닛 옐렌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상품 수요와 일자리의 감소, 유가 하락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겠지만, 자칫 물가가 적정 수준 이하로 떨어질 수도 있다”며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언급했다.

100달러를 넘는 고유가 등의 여파로 지난 7월 5.6%까지 치솟았던 미국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최근 경기후퇴와 원자재 가격의 하락에 힘입어 2%대로 안정을 찾았다. 하지만 바클레이스캐피털 뉴욕지사의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딘 마키는 “미국의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내년 7월까지 0%, 혹은 그 아래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 통신은, 향후 인플레이션을 예측하는 지표로 사용되는 10년 만기 미 재무부 채권과 물가연동 채권 사이의 격차가 지난 3개월 동안 2.7%에서 0.9%로 낮아졌다며, 채권시장은 이미 인플레보다 디플레를 우려하고 있다고 19일 전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폴 애시워드 미국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실업이 빠르게 늘고 자본시장은 극도의 혼란을 보이는 등 모든 여건이 디플레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대표적인 디플레 방어책으로 금리인하를 꼽고 있으며, 이에 따라 1.5%로 낮아진 기준 금리는 1% 안팎으로 더 낮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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